먼 곳에 사는 친척이나 지인이 갑자기 사망했을 때 부음을 신속하게 전해 듣기는 쉽지 않다. 또 알았다고 해도 교통편 예약 등 장례식에 참석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조화나 조문을 보내려고 해도 발인이나 장지를 파악하는 것 역시 까다로운 일이다. 이 같은 고민을 「원클릭」으로 해결해주는 인터넷 웹사이트 어레인지온라인닷컴(http://www.ArrangeOnline.com)이 최근 미국에서 개설돼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장의사의 약 40%가 참여한 이 업체는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12일 볼티모어에서 열린 전미장례협회 연례총회 폐막식에서 공식 출범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우선 수백만건이 넘는 부고를 검색할 수 있다. 지난 15년 동안 미국내 장의사들이 치른 전체 장례건수의 40%가 넘는 500만∼1000만건의 부고가 실린다. 현재 미국 내에서 부고를 가장 많이 확보해둔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모르몬교 본부에 저장된 부고가 30만건에 불과하다는 점에 미뤄볼 때 이는 대단한 숫자다.
이와 함께 회원으로 가입하면 자신이 미리 등록해 놓은 가족이나 친구에게 변고가 생길 경우 전자우편으로 그 소식을 바로 전해들을 수 있다. 꽃이나 조문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며 인근의 숙박시설이나 교통편을 검색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유명인사들의 과거 부음내용도 검색해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연간 약 24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워싱턴·휴스턴·조네스보로·아칸소에 사무실을 개설한 어레인지온라인은 이미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900만달러의 투자자금도 확보했다.
회사 수익을 광고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한 것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넷으로 꽃이나 장례관련 용품을 판매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미 연간 130만달러 정도의 장례용 관을 판매하고 있는 컨티넨털컴퓨터측과 제휴, 인터넷을 통해 물품을 구입하는 장례업자들에게 가격을 할인해줄 방침이다.
이 회사는 주력 서비스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친척이나 친지들에 대한 「부고전송」이 특히 군대나 학교동창회 등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펄링턴씨는 『부음 기사는 신문에서 2번째로 많이 읽히고 있다』며 『따라서 동창회·교회·클럽 그리고 여타 친목단체 등을 통해 확보한 명단을 통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사망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격 서비스를 앞둔 펄링턴씨는 『가족을 잃고 실의에 빠져있는 이들에게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서비스를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워싱턴시와 메릴랜드주에서 장례사업을 벌이고 있는 마셜장의사의 마이클 테리씨는 『인터넷이 우리 업종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