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차기수상,과학부문 가능성 높다

김대중 대통령 이후 노벨상을 수상할 사람은 누구일까.

지난 97년 출범한 한국노벨과학상수상지원본부(KAAS) 관계자들은 과학분야에서 국내외에서 활동중인 10여명이 후보에 들 수 있을 것으로 꼽고 있다.

「옥수수 박사」 경북대 김순권 교수(53)의 경우 이미 여러차례 노벨평화상과 생리·의학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김 교수는 79년부터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국제농업연구소 등에서 옥수수를 연구, 아프리카 곡식 재배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스트라이가(일명 악마의 풀)」에 견딜 수 있는 옥수수 50여종을 개발해 아프리카의 기아 해결에 공헌했다. 그는 92년과 93년에는 노벨평화상, 95년과 96년에는 노벨 생리·의학상 후보로 추천됐었다.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과학자로는 미국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김성호 교수와 미국 국립보건원(NIH) 이서구 박사, 매사추세츠공대(MIT) 피터 김(김성배) 교수 등이 있다.

김성호 교수는 73년 엑스선 결정구조분석법으로 전달RNA(tRNA)의 3차원 구조를 밝혀내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DNA의 유전정보를 번역한 뒤 아미노산을 운반해 단백질을 합성하는 tRNA 구조규명은 획기적 연구로 평가되고 있다.

이화여대 석좌교수이기도 한 이서구 박사도 89년 세포내 신호전달에 기여하는 인지질분해효소(PLC)라는 신호전달 물질을 분리, 백혈병과 각종 암, 알레르기 등 수많은 질병의 원인규명에 한걸음 성큼 다가서고 있다.

MIT 피터 김 교수는 교포 2세 가운데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젊은 과학자다. 그는 지난 97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일으키는 바이러스(HIV)가 인체에 침투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이 바이러스의 인체 침투를 막는 물질(D펩타이드)까지 발견, 에이즈 연구의 권위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밖에 중성미립자이론의 권위자인 고등과학원(KIAS) 김정욱 원장과 당뇨병 연구로 유명한 캐나다 캘거리대 윤지원 교수, 입자물리학 실험의 권위자인 컬럼비아대 이원용 박사 등도 노벨상 도전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