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첫 노벨 평화상이자 노벨상 100주년을 기념하는 노벨 평화상을 김대중 대통령이 수상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대외위상이 높아짐은 물론 불안한 국내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대중 대통령의 수상으로 그동안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경제외적으로 발목을 잡아온 인권문제, 환경, 부정부패 등 우리나라와 관련된 왜곡된 외국의 시각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노벨상 수상으로 우리나라 수출주요시장인 미국 및 유럽에서의 국가 이미지가 크게 개선돼 수출제품의 비가격경쟁요인에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노벨상을 수상한 나라의 제품이라는 평가가 그동안 품질이나 디자인면에서 경쟁국들에 비해 당당한 수준이면서도 저평가 받아온 설움을 어느 정도 씻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남북한 긴장, 환란 등으로 우리나라에 투자를 주저해 온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노벨상 수상으로 한층 안정적이고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는 노벨 평화상 수상이 국가 이미지 제고와 신인도 향상으로 이어져 대우사태 및 재벌구조조정으로 불안했던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노벨상 수상이 국가 이미지를 개선시켜 이같은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며 일제히 반겼다.
김재철 무협회장은 『민주화지연 등으로 그동안 후진국 취급을 받아 왔던 우리나라에 대한 시각이 바로잡혀 수출 및 외국인 투자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노벨상 수상이 우리나라와 북한의 국가위험도를 낮춰 대외신인도를 높임으로써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간경제연구소의 관계자들도 이번 수상이 한국의 국가 신인도 향상으로 이어져 결국 국가 경쟁력을 한차원 높이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황동언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벨 평화상이 한반도에서 나왔다는 것은 이 지역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인식이 급격히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외신인도 측면에서 상당한 부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경제는 놀라울 정도의 회복을 보여 대외 이미지가 많이 좋아진 상태』라면서 『노벨평화상 수상은 이런 분위기를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 현대, LG그룹 등 그룹사들도 각각 신문지상에 노벨상 수상을 기념하는 광고를 마련하는 등 수상을 축하했다.
그러나 재계일각에서는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으로 산적해 있는 경제현안과 문제점이 뒷전으로 밀려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부실기업의 퇴출과 관련된 금융시장의 불안과 자금경색현상, 주가급락 등 심각한 경제불안현상을 노벨상 수상으로 한방에 날려버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냉정을 되찾아 금융권 및 공공부문의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