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과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가 소프트웨어 정품사용 캠페인을 벌이면서 용산의 일부 조립PC 매장에 우편물을 통해 불법복제를 하지 말도록 권고하자 상인들이 『범법자 취급을 한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SA는 정품사용 캠페인의 일환으로 최근 용산의 일부 조립PC 매장에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더이상 용납되지 않습니다」는 내용의 유인물과 SPC가 최근 신문 등지에 게재한 「다음이 당신 차례가 될 수도 있습니다」는 제목의 광고카피를 우편으로 보내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를 하지 말도록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립PC업계의 상인들은 『이제는 용산의 조립PC업체도 PC를 판매할 때 소프트웨어를 탑재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소비자들도 아는 마당에 두 단체는 용산의 상인들을 불법복제자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을 범법자 취급해 자존심마저 손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번에 BSA로부터 편지를 받은 업체 가운데는 과거에 불법복제 전력이 있는 곳도 있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불법복제를 하지 않았던 업체도 다수 포함돼 있어 이들로부터 「캠페인이 아닌 협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립PC매장이 밀집해 있는 나진상가의 한 관계자는 『상우회를 통해 BSA와 SPC가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를 집중 단속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용산의 조립PC업체가 지금도 불법복제를 하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선인상가에서 조립PC 매장을 운영하는 S사장은 『요즘 조립PC의 가격경쟁력이 낮아져 PC조립에서 부품판매상으로 전환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전체 PC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작아지고 있는 용산의 영세상인을 대상으로 협박성 우편물을 보내 오히려 상인들로부터 반감을 사는 단속방법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