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에서 귀공자 대우를 받는 국산 가전제품이 늘고 있다.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 고급 수요층을 대상으로 고가에 판매하는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을 적극 추진한 결과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가전 3사는 최근 세탁기·냉장고 등 백색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미국·유럽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동급의 경쟁사 제품보다 10∼20% 정도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가전 3사가 과거 중저가 판매전략에서 벗어나 고가전략을 통해 고급 및 상류층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기술력·디자인 부문에서 세계적 가전 메이커들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을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전 3사는 이러한 고가전략이 해외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음에 따라 점차 품목을 디지털가전제품으로 확대하면서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지난 상반기부터 호주·칠레·일본·대만·영국 등 9개국에 수출하는 「대포물살 터보드럼 세탁기(10㎏)」를 GE·메이텍 등 경쟁업체들의 동급모델보다 10%, 자사의 기존모델보다 30% 정도 가격이 높은 1000달러선에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처럼 고가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백색가전시장 진입에 성공함에 따라 이달 중순께 출시할 첨단 디지털세탁기 「인터넷 LG 터보드럼」의 경우 동급모델 중 가장 고가인 1300달러선에 판매하고 디지털TV와 디지털냉장고 등으로 대상품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최근 냉장고 수출 20년만에 양문여닫이형 냉장고 「지펠」을 세계 최고의 부유층들이 쇼핑하는 영국의 해롯백화점에 납품, 고급형 냉장고시장에서 GE·월풀 등과 동등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특히 지난 98년부터 미국에서 판매하는 디지털TV의 경우 소니·파나소닉 등 경쟁업체들의 동급제품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백억원을 쏟아부는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을 적극 구사한 결과 시장점유율에서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대우전자(대표 장기형)도 「3D 파워」라는 신기술을 적용한 34리터 대형 고급 전자레인지를 유럽시장에서 기존제품보다 2배 정도 비싼 500달러선에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어 수출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전자는 이달부터 전세계 해외법인을 통해 수출을 시작할 디지털냉장고도 동급모델보다 10% 정도 값을 올렸음에도 선주문이 쇄도하고 있으며 누드TV 역시 동급모델모다 10% 정도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