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12인치)웨이퍼.」 세계 반도체 시장의 미래를 좌우하는 차세대 반도체웨이퍼다. 지름 300㎜ 웨이퍼를 이용하면 기존의 200㎜(8인치) 웨이퍼에 비해 칩 생산량을 2.5배 이상 늘릴 수 있다. 생산원가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 새로운 공정기술에 대한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아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막대한 300㎜ 웨이퍼 제조장비에 대한 투자를 망설여 왔다. 덩달아 장비업체들도 본격적인 장비개발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시장상황이 달라졌다. 미국·대만·일본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300㎜ 웨이퍼 공정라인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IBM은 최근 50억달러를 투자해 300㎜ 웨이퍼 가공공장을 건설하겠다고 선언, 소극적이던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300㎜ 웨이퍼 라인에 대한 투자에 불을 댕겼다.
이에따라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들어 구체적인 투자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관련 장비 시장도 조기 개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다가오는 300㎜ 웨이퍼 시대가 세계적인 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그동안 물밑에서 준비해 온 작업을 벗어나 상용화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
더욱이 200㎜에서 300㎜ 공정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아직 절대 강자가 없다는 점은 후발주자인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의욕을 북돋우고 있다.
사실 국내 장비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후공정과 주변장치에 주력해 왔다. 앞공정 장비 분야에서 선진 업체들의 아성이 너무나 높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구도 선점하지 못한 300㎜ 웨이퍼 시대는 그동안 엄두를 내지 못한 앞공정 장비시장 진출의 좋은 기회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회장을 맡고 있는 에이텍의 서성기 사장은 『해외 유수 반도체장비 업체들은 대개 150㎜ 웨이퍼에서 200㎜로의 전환기에 신속한 기술개발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한 업체들이다』며 『300㎜ 웨이퍼 시대로의 전환시에도 업계 판도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에게도 세계적인 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비업체들은 300㎜ 웨이퍼 가공이 이뤄지는 반도체 제조 앞공정 장비 가운데서도 화학증착(CVD)장치, 식각장비(etcher), 화학·기계적연마(CMP)장치, 애싱(ashing)장비의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공정장비를 지원하는 주변장치들의 상용화에도 뛰어들고 있다.
몇몇 업체들은 300㎜용 상용 장비개발에 성공, 국내외 반도체 소자업체의 300㎜ 파일럿 라인에 투입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세계 유수장비업체들과의 시장선점 경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물론 국내 업체에 비해 해외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행보는 더욱 빠르다. 일찌감치 300㎜ 웨이퍼용 장비 개발에 본격 착수, 지난해부터 상용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 7월 미국에서 열린 반도체 장비·재료 전시회인 세미콘 웨스트(SEMICON West)는 300㎜ 웨이퍼 공정용 장비들의 경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해외 장비업체들이 300㎜ 웨이퍼 양산공정용 장비들을 대거 선보였다.
최대 반도체장비 업체인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300㎜ 웨이퍼 공정시대에 대응해 증착, 식각, RTP, CMP, 이온 주입, 웨이퍼 검사 등 21가지의 300㎜ 웨이퍼 제조용 상용 장비들의 개발을 마치고 공급중이다. 세계 2위의 동경엘렉트론도 드라이 에치(etch), 확산로, 증착 시스템 부분에서 300㎜ 웨이퍼용 장비 개발을 끝내고 이를 출시했다.
니콘·ASML·캐논·SVG 등 리소그래피(lithography)공정 장비업체들은 현재 노광 광원으로 사용하는 불화크립톤(KrF) 및 차세대 불화아르곤(ArF)에서 200/300㎜ 공정을 모두 지원할 수 있는 제품의 개발을 마친 상태다. 스피드팸 아이팩·스트라스바우 등 CMP 공정장비 업체들도 300㎜ 웨이퍼 시장을 겨냥한 옥사이드·메탈공정용 CMP장비를 출시했다. 이외에 램리서치·티갈 식각공정 장비업체들도 300㎜ 웨이퍼의 폴리·옥사이드 공정이 가능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해외 유수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300㎜ 웨이퍼 시대에 대비한 상용수준의 장비를 내놓고 있다.
이제 거대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물론 차세대 주도권을 향한 국내외 장비업체들의 경주는 이미 시작됐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 300mm웨이퍼용 장비 개발 현황
업체=장비 분야
주성엔지니어링=저압화학증착 장치(LPCVD), 옥사이드 에처(oxide etcher)
선익시스템=MOCVD
아이피에스=폴리(poly) 에처
에이티엘=옥사이드 에처
기림세미텍=드라이 에처
쎄미콘테크=화학기계적연마(CMP)장비
케이씨텍=CMP장비
한국디엔에스=도포·현상 공정용 트랙장비
실리콘테크=트랙장비
피에스케이테크=애셔(asher)
코삼=애셔
유니셈=애셔
신성이엔지=웨이퍼 이송장치·FOUP 오프너(opener)
코닉시스템=CTC(Cluster Tool Controller)
한국도와=웨이퍼 프로버(prober)
아이램테크=웨이퍼 이송 로봇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