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스스로를 「외유내강」이라고 표현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LG전자 이동단말사업 본부장인 김종은 부사장(51)과 몇 마디를 나누다보면 「이 사람, 겉으론 부드럽고 순하지만 속은 꿋꿋하고 곧다」는 느낌을 받는다.
김 부사장은 『실적에서 힘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자신의 경영스타일이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 오는 2005년까지 LG전자를 이동전화단말기 제조분야의 세계 5위 기업에 올려 놓을 것』이라는 그의 자신감에도 힘이 실린다.
LG전자는 지난 1∼9월 무선인터넷 단말기 국내 개통물량인 437만대 가운데 175만대를 공급, 시장점유율 40%로 관련분야에서 1위 자리를 굳혔다. 특정 분야에서나마 삼성전자가 아날로그 이동전화시대부터 다져온 「애니콜 아성」을 무너뜨린 첫 사례인 것이다.
이 같은 성공은 「무선 인터넷단말기는 가장 좋은 인터넷 디바이스」라는 김 부사장의 생각이 실천으로 연결된 결과다.
그는 오래 전부터 이동전화단말기의 음성통화시대가 저물고 무선 인터넷시대가 빠르게 부각될 것을 예상, 상품기획에서부터 제품개발,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무선 인터넷」을 화두로 삼았다. 이동전화단말기 브랜드도 「언제 어디서나 무선 인터넷 기반의 사이버 세상에 쉽게 접속할 수 있다」는 뜻을 담은 「사이버(Cyber)+온(On)=CYON」으로 과감하게 바꿨다.
김 부사장은 『이동전화단말기 사업은 곧 연구개발(R&D)사업』이라고 말해 기술과 경영을 포괄하는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로서의 시각을 피력했다.
그는 앞으로 보다 큰 스크린(LCD), 보다 많은 데이터 저장능력을 가진 무선 인터넷용 이동전화단말기를 만들 생각이다. 이를 위해 인터넷단말기 상품기획 전략에 따른 기술개발 작업도 직접 챙길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여가시간에는 골프를 즐기고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며 경영학 도서를 탐독한다. 특히 미식축구, 배구 등 조직력과 작전으로 승부가 나는 경기를 좋아한단다. 때문인지 이동단말사업 운영도 혁신과 내실을 통한 조직력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김 부사장은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단말기 사업전략에 대해 『비동기식 단말기시장에는 에릭슨, 노키아, 모토로라 등 명확한 강자들이 군림하고 있지만 동기식은 뚜렷한 강자가 없다』며 『동기, 비동기식 단말기를 고루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