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가격 하락세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TFT LCD 가격하락은 지금까지 수급상황과는 무관하게 이어져 왔으나 4분기 들어 공급과잉에 접어들면서 가격하락추세는 적어도 1년 정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필립스LCD를 비롯한 국내외 TFT LCD 업체는 가격하락에 대응한 원가경쟁력 제고와 신규 수요창출을 위한 전략을 서둘러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동향 =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TFT LCD 가격은 올들어 한번의 반등 없이 줄기차게 떨어졌다.
노트북PC용 13.3인치 XGA 제품의 경우 올초까지만 해도 500달러를 웃돌았으나 지난 6월 400달러 미만으로 떨어졌고 이달에는 350달러 밑으로 하락했다.
모니터용 17인치 SXGA도 올초 1400달러 수준에서 지난 5월 1000달러 미만으로, 이달에는 800달러 미만으로 급락했으며 18인치 SXGA 역시 연초 1700달러 후반에서 이달 1100달러대로 떨어졌다.
디스플레이서치의 조사는 제조 및 판매 회사들의 공식적인 발표를 취합해 평균한 수치로 실제 시장에서는 이보다 더욱 낮은 수준일 것으로 분석됐다.
◇왜 떨어지나 = 업계 및 시장조사기관은 가격이 끊임없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종잡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 수급상황을 보면 떨어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지난 99년 3분기 수요는 605만대였으나 실제 공급량은 558만대에 불과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8% 가까이 달린 셈이다.
생산능력에 비해 공급량이 적은 것은 드라이버IC를 비롯한 관련 부품 및 재료의 품귀로 생산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및 시장조사기관은 하반기들어 PC시장 성장세의 둔화에다 대만의 신규 진출에 따른 공급확대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추측했다.
그렇지만 PC업체를 중심으로 TFT LCD에 대한 수요는 올들어 꾸준히 증가세에 있어 최근의 가격 하락세는 수급상황과는 전혀 무관하게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 지금까지 TFT LCD 가격은 실제 수급상황과 관련 없이 떨어졌으나 앞으로는 공급초과에 따라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4월과 8월에 각각 4세대 라인을 가동한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생산체제에 돌입했으며 현대전자도 증산을 추진중이다.
또 일본 업체들의 내년초 가동을 목표로 4세대 라인 준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대만 업체들도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증산에 나서 대형제품 시장에 신규 진출할 계획이다.
따라서 4분기 들어 공급이 수요를 추월하고 공급과잉은 적어도 내년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부품수급의 차질로 공급 초과율은 높아야 4, 5%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는 따라서 본격적인 성수기에도 불구, 11월과 12월에도 TFT LCD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노트북PC용 13.3인치 XGA의 경우 올 연말께 310∼320달러 수준으로 하락하고 모니터용 17인치 SXGA의 경우 700달러대의 가격을 형성할 전망이다.
국내외 TFT LCD 업계는 이같은 가격하락이 애초 예상했던 수익의 감소를 불러올 것으로 보고 비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그런데 업계 한쪽에서는 이같은 가격하락이 오히려 일반 소비자의 구매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테면 LCD 모니터를 사고 싶어도 값이 비싸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이 어느 시점에 가면 폭발적인 구매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다.
이 때문에 업계는 「추운 겨울」에 대비한 원가절감에 못지 않게 「따뜻한 봄」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