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에 대한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주컴퓨터 게임축제에서는 국내외 컴퓨터 게임 산업과 문화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의 장이 마련된다.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영상아트홀에서 23일부터 이틀간 열릴 이번 세미나에서는 김휴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serihyoo@seri21.org)의 사회로 총 8편의 연구논문이 발표된다.
첫날인 23일에는 권준모 경희대 교수, 구문모 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 김동현 게임종합지원센터 소장, 안젤라 보소레이 캐나다 ITP CEO 등이 참석, 주제를 발표할 예정이며 24일에는 장희동 숭의여자대학교 컴퓨터게임학과장, 한창완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원용찬 전북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앤 매리 미국 워먼와이즈 창업자 등이 주제발표에 나선다. 주제발표의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세계 전자게임산업의 현실과 미래
권준모(jmk@nms.kyunghee.ac.kr)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부교수
세계 전자게임 산업의 현황을 살펴보면 PC 게임의 경우 세계시장의 약 50%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은 30%로 북미·유럽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는 20%에 불과하다. 각 부문별로는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이 가장 크고 가정용 콘솔게임, 온라인 게임, PC게임 순이다.
가정용 게임기 시장은 일본의 소니·세가·닌텐도 등이 과점하고 있으며 32비트의 3세대 게임기(닌텐도64,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세가의 새턴) 시대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64비트급인 세가의 드림캐스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2, 닌텐도의 게임 큐브,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등이 제4세대 게임기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들어 콘솔게임은 인터넷과의 연결을 통한 네트워크 게임으로 변화되고 있다. 게임매체는 롬팩에서 CD롬을 거쳐 DVD로 옮겨가고 있는 중이며 고사양의 3차원 그래픽 구현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점차 온라인 접속과 다른 가정용 기기와의 연결을 위한 확장포트를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추세다.
아케이드 게임기 시장은 일본 캠콤의 CP-시스템Ⅲ, 세가의 나오미 모델 3, 고나미의 시스템 GX, 타이토의 F3, SNK의 하이퍼 네오지오 64 등이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DDR나 탑승체험 기구 등 다양한 하드웨어들이 출현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아케이드 플랫폼이 가정용 게임 플랫폼과 통합되는 추세여서 관심을 끈다. SNK의 네오지오 64시스템은 가정용 게임기 네오지오와 호환되며 세가의 나오미는 드림캐스트와 호환된다. 소니의 경우 가정용 게임기 PS2와 호환되는 아케이드용 PS2시스템을 갖고 있다.
한국 게임업체들은 세계화 전략을 세울 때 세계시장에 팔 수 있는 게임을 제작해야 한다. 따라서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며 일례로 언어 문제에 있어 게임 기획단계에서 다국어로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언어에 비의존적인 게임(스포츠·액션·전략시뮬레이션 등)을 개발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또한 각 나라에서 게임의 폭력성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유의깊게 살펴봐야 하고 불법복제 문제, 게임 사용자의 기대, 디자인, 브랜딩 전략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국 게임산업 가능성과 문제점
구문모(mgoo@kiet.re.kr) 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
2002년부터는 국내 시장의 성숙도가 높아지면서 성장률은 점차 세계시장 성장률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온라인 게임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향후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은 △게임업계들의 가장 큰 소비장소인 게임방의 서비스 질 개선 △통신 및 기술상의 장애 극복 △국내외 히트작의 연속적인 출시 여부와 같은 요인에 의해 성장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가정용 게임 시장은 일본산 가정용 게임기의 개방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국내 게임시장은 세계시장 전체의 0.5%밖에 되지 않으며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해 볼 때 매우 미약한 실정이다. 표참조
기술 및 개발인력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평균 약 3년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게임기획, 조정, 감독, 연출 부분은 취약한 반면 그래픽 기술, 프로그래밍, 애니메이션 부문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다. 전체적인 개발인력도 현저히 부족해 국내 기업의 평균 제작인력 보유는 약 15명에 불과하다. 국내 게임 개발·배급 업체들의 전체 자본액은 프랑스가 한 해에 게임개발 투자에 사용한 금액에 머물 정도로 영세하다.
다만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만큼은 여타 국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돼 왔다고 본다. 컴퓨터게임 산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도 좋아져 국내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내시장은 현재 여타국에 비해 대단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기술면에서도 선진국과의 격차가 많이 해소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육성 의지로 인해 성장잠재력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국내 게임산업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지적되는 창작, 기획, 기업의 경영노하우 및 소비자 환경 등의 측면에서 정부와 업계의 지속적인 개선작업이 이루어진다면 향후 국내 게임산업은 더욱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표>
국별 PC게임 시장 규모 비교(1997년)
단위: 백만달러
국가 금액 규모(한국=1)
프랑스 272 9
독일 1074 37
이탈리아 151 5
스페인 91 3
영국 35 1
미국 1515 52
일본 712 24
한국 29 1
자료: Screen Digest 외
주: 미 달러당 1200원으로 산정
★한국 게임산업의 발전전략
김동현(mustache@gameinfinity.or.kr) 게임종합지원센터 소장
전체 게임업계는 불법복제물의 근절을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해외 홍보에도 주력하고 게임캐릭터 발굴 및 부가사업과의 연계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우선 업소용 게임의 경우 국내 게임관련 수출의 85%에 달할 정도로 한국의 주력 수출상품이다. 한국산 체감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으며 일본제품보다 가격면에서 유리하다. 따라서 이 부문에서는 단기간에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같은 측면에서 게임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제작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경의선 철도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업소용게임을 유럽에 수출하는 물류비용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고 운송기간 또한 한달에서 2주일로 절반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게임은 미국에 견줄 수 있는 세계 2위의 수준이다. 한국의 독창적인 비즈니스모델인 멀티게임장(PC방)과 고속 인터넷의 보급으로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분야에서는 한국업체가 일본에 비해 월등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IT 인프라 구축에 국가적인 대책을 세우고 있으며 이에 따른 콘텐츠 보급도 그리 많은 시일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업체는 될 수 있는 한 많은 부분에서 각종 기술 및 저작권의 특허·등록을 선점해야 한다.
PC용 게임의 범용적인 특성 때문에 그대로 미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으며 일본에서 쉽게 이식할 수 있다. 일본과의 문화적 차이가 구미에 비해 적은 편으로 일본시장 진출이 유리하다. 국내 PC용 게임의 프로그래밍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으나 기획과 연출면에서 뒤지고 있다. 인재양성을 위해 게임종합지원센터에서 게임아카데미를 설립해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PC게임관련 잡지 등에서 최신 게임 소프트웨어를 수록한 CD를 부록으로 제공, 양질의 게임이 저가로 공급되면서 정품 게임의 구매의지를 꺾고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어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
국내 가정용 게임시장은 기술수준이나 시장조건이 열악하며 불법복제가 만연하고 있다. 이미 PC용으로 성공한 작품을 가정용 게임으로 이식하는 것이 개발측면과 시장성에서 유리하다. 따라서 이른 시일내에 다양한 플랫폼에 맞춘 개발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특화교육을 국내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