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서비스 플랫폼이 인터넷 환경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나우누리·유니텔·천리안 등 주요 PC통신업체는 온라인으로 제공하던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웹으로 발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사 회원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폐쇄형 PC통신 서비스가 회원과 비회원 구분없이 전면 개방되는 등 PC통신과 인터넷의 경계가 무의미해질 전망이다. 특히 모든 콘텐츠가 점차 인터넷 환경으로 전환하면서 서비스 무료화가 가속화돼 기존 포털서비스 업체와 치열한 시장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PC통신 서비스 환경의 변화 =나우누리는 PC통신 동호회와 작은 모임·팬클럽 등 3700개 커뮤니티를 웹에서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나우클럽(http://club.nownuri.net)을 19일 오픈했다. 나우클럽은 나우누리 동호회 커뮤니티를 웹으로 완전 통합시킨 것으로 게시판 읽고 쓰기, 채팅, 자료실 업로드와 다운로드. 회원관리 등 PC통신에서 이용하는 모든 기능이 웹에서도 가능하다. 나우누리는 올 초부터 「커뮤니티 웹화」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순차적으로 모든 콘텐츠를 웹으로 전환해 커뮤니티 포털사이트로 재탄생한다는 계획이다.
유니텔도 345만 회원이 유니텔 프로그램 없이도 동호회 가입과 개설이 가능한 커뮤니티 월드(http://community.unitel.co.kr)를 20일 오픈한다. 또 다음달 안에 현재 오픈한 서비스 외에 대화실, 토론실 서비스, 운영자 메뉴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유니텔 역시 동호회뿐만 아니라 모든 콘텐츠를 웹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인터넷으로 동호회와 콘텐츠 서비스를 부분 제공하고 있는 하이텔과 천리안도 PC통신 위주에서 인터넷 환경으로 서비스 플랫폼을 전환하는 추세다.
◇어떤 효과가 있나 =PC통신 서비스가 인터넷환경으로 바뀌면 전용 브라우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전용 에뮬레이터나 버추얼 터미널(VT)모드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인터넷에 접속해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인터넷 플랫폼에서는 PC통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동호회 운영자나 콘텐츠 제공업체는 자유롭게 사이트나 콘텐츠 구성이 가능해 서비스 수준을 크게 올릴 수 있다. 특히 PC통신업체는 커뮤니티나 다른 포털업체와 동등한 서비스 환경을 갖춰 이들 업체와 정면 승부가 가능하게 됐다.
◇PC통신 어떻게 될까 =PC통신의 인터넷 서비스업체로의 전환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고된 상황이었다. 이 같은 추세에 불을 당긴 것은 물론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의 급속한 증가다. 커뮤니티나 콘텐츠가 점차 웹 환경으로 바뀌면서 무료 PC통신 서비스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PC통신업체는 아직 「유료 회원제」라는 사업 골격에는 변화가 없다고 장담하지만 코리아닷컴과 같은 메가포털업체가 잇따라 출현하고 PC통신 회원이 감소하는 등 점차 PC통신의 입지가 줄어드는 추세에 비춰볼 때 생존권 차원에서도 무료화는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채널아이·나우누리·천리안·유니텔 등 대부분의 PC통신업체는 초고속인터넷 사용자에게 기본이용료를 받지 않거나 초고속사업자와 통합상품을 개발해 자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일부 콘텐츠만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