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株 「나야 나」

SK텔레콤이 삼성전자를 대신해 국내 증시의 대표주로 떠오를까.

국내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최근 주가폭락으로 SK텔레콤에 시가총액 1위를 내주면서 증권가를 중심으로 대표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SK텔레콤의 시가총액 1위 등극으로 통신서비스주들이 장을 주도하며 증시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과 기업의 펀더멘털 측면에서 우수한 삼성전자가 다시 국내 대

표주로 부각될 것이라는 예상이 맞서고 있다.

◇SK텔레콤 수성론 =SK텔레콤의 시가총액 1위 등극은 단순한 시가총액 순위 뒤바뀜의 의미를 뛰어넘어 산업비중 자체가 통신쪽으로 급선회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 고유가에 따른 아시아지역의 경기둔화로 수출주도형 정보기술(IT)업체는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SK텔레콤과 같은 내수형 업체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성수기를 앞두고 반도체 가격하락 여파로 삼성전자의 고전이 예상된 반면

SK텔레콤은 시장점유율 50%가 넘는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본격적인 수익확대에 돌입하면서 이들 업체간의 주가차별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또 경기순환형 산업인 반도체업종은 향후 전방산업인 컴퓨터(특히 PC)의 수요가 경기둔화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반면 통신서비스는 경기둔화의 영향을 덜 받는데다 성장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도 SK텔레콤이 국내 대표주로 부각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IT업종에서 소재 및 장비분야와 후방산업인 서비스분야간 주가차별화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으로 확대 해석되기도 한다. 국내 통신산업의 성장을 업고 반도체·통신망·전송장비 등의 업체들은 초기 보급단계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시장이 확대된 현시점에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반면 서비스분야는 그동안 초기투자비용을 본격적으로 회수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이끌어냄으로써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주가차별화가 전업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삼성전자 반격론 =기업 펀더멘털 측면에서 SK텔레콤이 삼성전자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16조4093억원의 매출과 3조182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반면 SK텔레콤은 2조8884억원의 매출과 3708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주가는 실적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현재의 SK텔레콤의 시가총액 1위 등극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조만간 삼성전자가 다시 대표주로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최근 국내 증시는 IT버블 해소과정에서 삼성전자 등 IT제조분야가 SK텔레콤 등 IT서비스분야보다 주가조정이 더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 일반적으로 버블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무형자산인 서비스부문이 유형자산인 제조업보다 버블이 먼저 해소되는데 국내 증시는 이와 반대로 진행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하락폭이 SK텔레콤보다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는 IT제조분야의 주가조정이 과도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으며 IT대형주의 기업가치 불균형으로 이어졌다는 것.

이와 함께 국내 증시를 살리기 위해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서야 하는 당위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증시 전체적인 분석에서 무역수지 흑자를 통한 대외유동성 유입측면을 중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유발 효과가 큰 SK텔레콤이 수출대표주인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대표주로 부각될 경우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이

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변수 =19일 현재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차이는 2710억원. 경우에 따

라서는 하룻만에도 시가총액 순위가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매도세로 돌아선 외국인과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기관들의 투자패턴에 따라 국내 대표주의 얼굴이 결정될 공산이 크다. 이들 투자자가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반도체주를 매집할 경우 삼성전자의 우세가 점쳐지는 반면 해외증시처럼 무선통신에 대한 기대감으로 통신서비스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경우에는 SK텔레콤이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삼성전자와 SK텔레콤 주요지표(단위 억원, 원)

업체=삼성전자=SK텔레콤

자본금=8805=446

매출액(1H)=164093=28884

순이익(1H)=31829=3708

주당순이익(1H)=36151=8317

주당순자산치(1H)=88840=62138

시가총액(19일)=219280=22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