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철회-한컴은 어디로

한글과컴퓨터(대표 전하진)가 1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하늘사랑 흡수합병을 공식 철회했다. 이에 따라 하늘사랑과의 합병 추진 계획과 인터넷사업부 강화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늘사랑과의 합병 건으로 개최된 이날 주총에서 전하진 사장은 『반대의사를 표시한 주주들의 주식 매수청구권을 감안할 때 합병을 강행하려면 2960억원의 자금이 소요돼 이같은 자금부담을 안고서는 합병을 추진하기 힘들다』며 합병결의를

취소했다.

전 사장은 『하늘사랑과의 합병 취소는 증시여건 악화에 따른 것으로 시장이 안정되면 합병 작업에 다시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한글과컴퓨터는 주식맞교환을 통한 합병을 위해 「하늘사랑 주주에게 1000만주 한도내에서 신주를 발행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나 주식맞교환을 통한 합병은 막대한 세금을 내야하는 부담이 있고 당분간 증시여건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한글과컴퓨터와 하늘사랑의 합병은 내년 상반기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또 주주의 46.3%가 하늘사랑과의 합병에 반대한 것도 한글과컴퓨터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날 주총에 참여한 한 주주는 『주가 하락으로 합병 반대의사를 표시한 주주도 있지만 하늘사랑과의 합병을 통해 나타나는 시너지 효과 자체를 의심하는 주주도 많다』고 말했다. 일부 주주들은 『하늘사랑 회원의 충성도가 높지 않아 「예카」 사업 진행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글과컴퓨터는 하늘사랑과의 합병 계획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예카」 사업부를 하늘사랑에 양도, 「예카」 사업을 별도로 진행한 뒤 하늘사랑과의 합병을 재추진하는 방식도 고려중이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하늘사랑 인수는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예카」를 하늘사랑에 양도, 먼저 사업 활성화한 후 다시 인수하는 것도 한가지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 중 넷피스 솔루션 해외 수출 등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제공(ASP) 사업이 본격화되면 인터넷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는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