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및 전자부품 시장이 반도체 메모리 가격의 급락과 전자부품 수요감소로 인해 그동안의 활황을 접고 본격적인 겨울나기에 들어갔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북미시장의 경기저하와 PC 등 관련 제품의 판매가 성장을 멈추면서 반도체와 전자부품 시장도 실질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불붙은 PC 판매증가로 관련 부품인 반도체 및 전자부품들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 각 업체가 생산량을 늘려놓은 상황에서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돼 반도체 및 전자부품들은 수요부족에다 생산량 조절실패에 따를 급격한 재고누적, 가격하락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정보기술(IT) 혁명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수요는 확대될 것이 틀림없으나 적어도 연내에는 업체들이 재고량 조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재고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은 주로 PC, 휴대폰 단말기, 음향·영상(AV)기기 등 세 분야 관련 반도체와 전자부품이다. 이들 부품의 가격은 계속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PC용 64MD램의 최근 국제 현물가격은 5달러를 깬 개당 4.4∼4.8달러로 속락해 올해 2월의 최저치인 4.5달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여름까지는 8달러대였던것을 감안하면 9월 초부터 최근 한달동안 43%나 떨어졌다.
PC용 64MD램의 현물가격 하락은 대만 및 미국의 PC 수탁생산업체들과 반도체 상사들이 봄부터 누적돼온 재고를 대거 시장에 방출하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
휴대폰 단말기 관련 부품도 그동안의 제품부족 상태에서 벗어나 이제는 오히려 공급과잉 상황에 직면, 부품업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들 부품은 유럽시장 수요감소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데 이 지역 단말기 판매업체인 노키아·모토로라 등 대기업들이 판매부진에 따른 생산계획 하향조정에 나서면서 구매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적극적으로 조달해온 부품이 재고로 남고 있어 부품업체들에 제품 납입의 연기 및 수주 취소를 요구하는 상황마저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부품업체측은 『휴대폰 단말기업체들의 재고 조정은 내년초에나 끝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전제품의 심장부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의 수요도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최대 공급업체인 일본의 NEC·미쓰비시전기 등의 수주가 크게 감소했는데 미쓰비시전기의 경우 지난 9월의 수주량이 역대 최고수주를 기록했던 올 5월보다 30% 이상 감소, 4000만개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