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인터넷을 이용한 대 고객 서비스 강화에 나선 것은 지난 98년부터지만 이는 선진화돼 있는 미주 지역에서 우선 시작됐다. 박남일 이사(53)가 파리 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것은 바로 그 시점. 박 이사는 예약관리부문에서 시작해 파리 근무까지 무려 23년을 대한항공에서 일해왔다. 귀국 후 고객의 접점인 여객마케팅팀을 맡게되자 e비즈니스에 착수했으며 올 3월 여객마케팅팀 이름을 아예 「사이버마케팅팀」으로 바꾸고 현재 본격적인 e비즈니스를 책임지고 있다.
대한항공같은 항공사에서 e비즈니스가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박 이사는 인터넷이라는 도구가 고객 중심의 환경으로 변화를 촉진시키는 도구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특히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로 인터넷이 사용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가동하고 있는 홈페이지를 통한 항공권 예약은 1일 2000명 정도다. 가입한 인터넷 회원은 80만명, 1일 방문객 수는 6만여명. 아직까지 미비하지만 눈에 띄는 성장속도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박 이사는 강조한다. 특히 98년부터 시작한 온라인 예약시스템은 속도와 신뢰성을 높이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진일보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측면은 사업 특성상 정보기술(IT) 지원이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이는 IT 도입 시기는 어느 업종보다 앞서있지만 그만큼 변화가 쉽지 않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박 이사는 『시스템 고리가 절대 끊어져서는 안되기 때문에 IT 지원없이는 제대로된 서비스 변화를 느낄 수 없다』며 『전산실 내에 인터넷 마케팅, 홈페이지를 통한 대고객 서비스 개선 등 사이버마케팅팀의 업무를 IT 차원에서 접근하는 역할을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기획과 IT, 마케팅 등 성공적인 e비즈니스를 위해 가동하고 있는 전사 프로그램 「SVC GRP」도 강조하는 대목이다. SVC GRP는 e비즈니스를 한 부서의 힘으로 단독 추진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 객실서비스, 예약, 발권, 고객서비스, 운항 등의 각 서비스 영역을 코디네이션할 수 있는 업무 협조 체제를 의미한다.
박 이사는 무엇보다 「소비자 중심의 사고」를 강조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항공권 하나 예약하는 것에 따른 불편함이 무엇인지 금방 알 수 있다』는 박 이사는 850만 스카이 회원에게 제대로 된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를 3년 내에 선보이겠다고 자신한다.
특히 내년 하반기에는 항공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여행 포털 사이트를 가동, 여행에 관한 모든 정보와 수단을 제공할 계획이다. 박 이사는 이 포털이 여행사를 통한 간접 판매 위주의 항공사 영업을 직접 판매 체제로 바꾸는 결정적 역할을 함에 따라 고객에게 보다 편리하고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이미 착수한 이 사업을 위해 내년도까지 3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놓고 있다.
박 이사는 『항공업에도 소비자가 상품을 직접 선택하는 e마켓플레이스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글로벌한 경쟁 환경에서 대한항공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