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랭크, 5개월만에 좌초 위기

삼성전자, 삼성생명, 현대해상 등 11개 대기업 계열사들이 합작해 야심있게 출발했던 디지털랭크(대표 곽동수 http://www.digitalrank.com)가 법인 설립 5개월, 서비스 오픈 3개월여 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

11개 주주사로 구성된 디지털랭크 경영위원회는 지난 6일 기존 「DQ비트」 관련 사업을 전면 철회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경영위원회는 또 이같은 결정에 반발하는 디지털랭크 곽동수 사장을 사실상 해임한 데 이어 19일에는 직원 34명 가운데 20명 가까이를 내보내는 등 강도 높은 물갈이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대응,디지털랭크 직원들은 정리해고 대상자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경영위원회측과 위로금 범위에 대해 협상을 진행중이다.

디지털랭크 경영위원회 임시대표를 맡은 현대해상 김종선 부장은 『이제까지 디지털랭크는 주주들이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했고 앞으로도 큰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사업계획의 전면수정이 필요했다』며 『당초 연말까지 50만명의 회원확보를 목표로 했지만 현재 회원수가 6만여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종선 부장은 또 『다음주 중으로 후임 CEO를 선정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사업 정상화에 주력할 것이며 사업내용을 정확히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11개사의 공동마케팅 부문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직원들은 『주주사들은 자본금 44억원을 납입해야 하는데도 현재까지 26억원만을 입금하는 등 자금지원이나 주주사들이 확보한 막대한 오프라인망을 통한 지원도 없었다』면서 『지원은 없고 성과만을 조급하게 기대하는 것은 대기업이 벤처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디지털랭크는 현대화재해상, 현대산업개발, 현대오일뱅크,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카드, LG텔레콤, LG투자증권, 인터파크, 하나로통신, 아시아나항공 등이 합작해 지난 5월 설립됐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