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産오디오 안방 넘본다

수입선다변화 해제 이후 일산 오디오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국내 오디오업체들이 시장을 지키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 오디오업체들은 지난 97년 말까지만 해도 10% 정도에 그쳤던 일산 오디오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수입선다변화 조치가 해제된 이후 급격히 늘어 올해는 10월 현재 기준으로 35∼37%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 상반기 동안 국내 시장에 판매된 외산 오디오는 총 468억원 어치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73%나 늘어났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은 소니·파나소닉·아이와 등 일본 업체들이 판매한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수입선다변화 해제 이전에는 연간 200억원 안팎에 불과했던 일산 오디오 판매량이 올해는 총 700억원 정도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올들어 국내 오디오 시장이 다소간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처럼 일산제품 판매량이 급증함에 따라 국산제품 판매량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해태전자·태광산업·아남전자·롯데전자 등 국내 오디오 전문업체들은 시기에 맞춰 다양한 판촉활동을 전개하는 등 매출 확대를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일산제품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는 이유가 오디오분야에서는 일산제품의 브랜드력이 높고 가격도 국산제품과 큰 차이가 없는 등 근본적으로 제품경쟁력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업체들로서는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 오디오업체 가운데는 태광산업만이 일본 디자인센터와 협력하는 등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디자인과 품질을 대폭 높인 새로운 브랜드의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는 등 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태전자와 아남산업 등은 다양한 판촉활동을 실시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며 롯데전자의 경우는 아예 산요 브랜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거나 티악에 자사 제품을 제공해 일본 및 유럽과 홍콩 등지에 수출하는

등 일본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한 매출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와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국산 오디오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산제품에 비해 손색이 없는 제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는 길밖에 없는데 상당수의 업체들이 법정관리 상태에 놓여있는 등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라 획기적인 방법을 찾기가 힘들다』며 『이러다가는 조만간 국내 오디오 시장을 모두 일본 업체들에 내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