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주자들, 3곳 모두 「비동기」

「그래도 비동기로 간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T2000 사업계획서 접수기한(10월 25일부터 31일까지)을 눈앞에 둔 가운데 사업권 신청주자인 3개 사업자 모두 비동기식 기술표준 채택을 강행키로 하고 이같은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신청키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정통부가 내세운 동기식·비동기식 사업자 각각 1개, 임의대역 사업자 1개의 기술표준 선정방침은 사업자의 거부로 불발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SK텔레콤은 기술표준을 「비동기식」으로 최종 확정했다. SK텔레콤은 비동기식으로 가더라도 충분한 승산이 있기 때문에 동기식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통신도 기업가치 제고, 마케팅에 유리하다는 점을 들어 비동기식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키로 했다.

LG텔레콤도 당초 비동기식을 전제로 준비해온 만큼 비동기식 사업계획서 제출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사업자들은 현재 모처에서 비동기식 사업계획서를 인쇄중이다. 인쇄작업이 끝나면 3개 사업자들은 사업계획서 제출기한중 마지막날인 31일에 사업계획서를 일제히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3개 사업자가 비동기식으로 사업계획서 제출을 확정함에 따라 1차 사업자 심사에서는 동기식 서비스 사업자를 제외한 비동기식 2개 사업자가 선정될 전망이다.

3개 사업권에 3개 사업자 참여로 무혈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던 IMT2000서비스는 사업자간 비동기식 사업권을 둘러싼 경쟁국면을 맞게 됐다. 이 때문에 사업권 참여주자간 비동기식 사업권 획득을 위한 막판 치열한 눈치작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기존 컨소시엄을 다소 확대한 사업계획서를 준비중이다. 반면 한국통신과 LG그룹은 기존 컨소시엄 참여업체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사업자들은 자사가 비동기식의 적임자를 자처하며 경쟁회사의 동기식 대타협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사업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사업권 계획서 심사과정에서 비계량 부문에 대한 평가의 정확성 문제다. 비계량 평가에 정부 영향력이 강화될 경우 사업자간 이해기반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한때 동기식 사업자로의 우회 가능성이 점쳐졌던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정부 복심에 따라 사업권 성패가 결정날 것으로 보고 있다. LG그룹 역시 사업권 획득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는 그간 비동기방식을 일관되게 주장해왔고 그룹내 비동기부문 개발이 다른 사업자에 비해 앞서 있다는 평가지만 국내 최대의 유선통신사업자·이동전화사업자와의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정통부는 통신사업 특성상 규제산업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마지막 대타협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사업자들이 이미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것이 아니냐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정통부는 비동기식 2개 사업자를 먼저 선정하고 추후 1개 동기식 사업자를 선정하게 될 경우 탈락사업자의 불만이 증폭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술표준협의회 합의과정에서의 잡음, 탈락사업자의 불만, 특정업체 로비설 등 정치적 부담이 큰 민감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