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의 현장을 가다>26회-전세계 화합물반도체 연구개발 현황

◆화합물반도체가 없다면 지금과 같은 CDMA 이동통신과 ADSL 광통신에 의한 인터넷의 보급과 같은 발전은 결코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연구개발 되어온 화합물반도체의 진가가 발휘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화합물반도체중에서도 현재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갈륨아사나이드(GaAs(InP)), 갈륨나이트라이드(GaN), 실리콘 게르마늄(SiGe), 실리콘카바이드(SiC)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기술동향과 독일에서 진행되는 연구개발 현황을 살펴봤다. 편집자◆

화합물반도체는 원자의 주기율에 따라 Ⅳ족, Ⅲ-Ⅴ족, Ⅱ-Ⅵ족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SiGe과 GaAs는 에너지갭이 ∼1eV, 1.4eV인데 비해 SiC와 GaN는 에너지갭이 3.0∼3.3eV, 3.4eV로 높아 고전력·고온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광대역폭(wide bandgap) 반도체라고 불린다. Ⅳ족 화합물반도체인 SiC와 SiGe은 간접 천이 밴드구조인 반면, Ⅲ-Ⅴ족 반도체인 GaAs와 GaN는 직접 천이 밴드갭이어서 적색, 청색, 녹색의 빛을 내는 발광소자로 대부분이 적용되고 있다.

GaAs를 위주로 하는 화합물반도체는 고속동작은 물론 광기능 특성에 있어서 뛰어난 물질적 장점을 배경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돼 왔다.

제2세대 이동통신기술인 CDMA와 제3세대인 IMT2000의 차세대 무선통신기술에 필수인 전파 송수신단의 송신(Tx)칩과 수신(Rx)칩은 GaAs와 SiGe 화합물반도체에 의해 구현되고 있다. 아울러 테라 비트라는 대용량 광통신 시스템을 구성하는데 사용되는 광송신부 및 광수신부에 사용되는 광소자 및 고속전자소자 역시 모두 화합물반도체로 만들어진다.

이 가운데 Si CMOS와 SiGe HBT소자가 기술발전에 따라 ㎓대의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5년 이상 GaAs 화합물반도체의 성장률은 충분히 높게 유지되어 IMT2000과 10㎓급 SONET에 계속해서 개발 적용될 전망이다.

아울러 제4세대 통신인 40㎓의 무선 ATM-LAN, 40∼60㎓ MBS(Mobile Broadband System), 70㎓대의 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의 밀리미터파 기술에 아직은 GaAs(InP포함)계 화합물반도체가 적합하다. 또 GaAs반도체의 전통적인 응용분야중의 하나로 태양전지를 들 수 있다.

GaAs 화합물반도체 전자소자는 1980년대에 미국의 DARPA에 의해 고속 디지털소자의 연구개발이 주를 이루었으나 1990년대에는 무선통신기술로 방향을 틀어 전략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GaAs 전자소자는 12년 이상 GaAs MANTECH(Manufacturing Technology)를 통해 기술개발을 지속해온 미국의 비테세(Vitesse), RFMD, TRW, 트리퀸트, 커넥션트, 레이시온, M/A-COM 등의 업체들이, 광소자는 일본의 소니, NEC, 히타치 등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GaN는 직접밴드갭으로 녹색, 청

색, 자외선의 단파장 광소자를 제조하는데 적합하다.

GaN 반도체는 또 고온·고출력·고내압은 물론 고속동작이 요구되는 자동차나 산업용, 내환경 소자로 개발되고 있으며, 기지국의 전력모듈을 덩치 큰 냉각기가 필요 없이 소형으로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aN와 유사한 용도에 쓰이는 SiC는 항복전압이 실리콘이나 GaAs의 0.5㎹/㎝의 6배인 3㎹/㎝에 달하고, 열전도도 역시 3배 정도 높아 GaAs의 5배에 달하는 전력밀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SiGe 소자는 성능·집적화·생산단가 면에 있어서 우수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신호 RF소자의 핵심부품으로 자리를 굳히기 시작해 저잡음증폭기·믹서·PLL·VCO 등으로 실장되기 시작했다.

또한 고주파용 반도체소자의 용도별 특성이 다양해 1㎓ 이상의 무선통신용 분야에서 기존의 GaAs MMIC가 향후 5년 이상 부분적인 자리를 차지하겠지만, 궁극적으로 1㎓대에서 Si CMOS와 전반적인 경합을 벌일 것이고, 1∼10㎓에서 SiGe반도체에 의해 점차 대체될 것이다.

SiGe BiCMOS기술은 실리콘 ASIC 제품의 다양화는 물론이고 동작속도가 10㎓ 이상에서 저소비전력(0.5㎽/㎒ 이하) 성능을 크게 발전시킬 선행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SiGe 화합물반도체는 기억소자와 기능소자(MPU, MCU, DSP)와 아날로그 회로 등을 하나의 칩에 집적하는 시스템온칩(System-On-a-Chip)을 구현하는데도 뛰어나다.

SiGe 반도체 중에서 무선통신 분야의 적용은 전체의 30% 정도로 비교적 작은 반면, 오히려 고속 아날로그 및 디지털 회로에 적용률이 높다. 이와 관련, 시장의 규모가 막대한 고속 프로세서, 고속 스위치, 고속 기억소자 등과 같은 제품을 선도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SiGe BiCMOS를 기반으로 한 Cell IP를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처럼 전력증폭기나 LD구동용 고속스위치회로와 같은 용도에 적용되는 GaAs소자를 제외하고는 무선통신용 주요 부품으로 SiGe반도체가 핵심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이 SiGe반도체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한편 지난 몇년 동안 정보통신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함에 따라 화합물반도체의 산업비중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화합물반도체의 세계시장 규모는 56조원에 달하고 30%대의 폭발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GaAs와 SiGe의 경우 1999년에 2조원과 400억원인 시장규모가 2004년도에는 13조원과 2조원으로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화합물반도체 중에서 GaAs에 이어 두번째로 규모가 큰 GaN 반도체의 시장규모는 2000년에 2조3000억원, 2005년에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애질런트·아나디직스·비테세·모토로라 등의 업체들은 최근 6인치 웨이퍼 가공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인텔도 SiGe, GaAs, InP의 소재업체와 협조체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2년 이내에 적용될 40㎓급 소자의 개발에 진입했다.

미국과 일본에 각각 13개, 5개 업체들이 화합물반도체 산업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독일은 테믹·인피니온 등의 반도체 제조업체가 SiGe과 GaAs 반도체를 이끌고 있고, 프라이버거는 GaAs웨이퍼를 공급하고 있다.

인피니온의 경우 자동차와 유선통신·기억소자·칩카드 IC와 같이 Si, SiGe, GaAs반도체의 가능한 모든 소자를 제조하고 있다. 인피니온은 DFB-LD, InGaAs-PD, SiGe BiCMOS로 10㎞까지 전송 가능한 10Gbps 광통신용 반도체 칩의 개발을 완료했으며, 2001년에 38∼42㎓대의 광대역 무선시스템을 개발해 6인치 제조공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아울러 LNA·ADC 등 고속소자에 저소비전력의 장점을 살리는 SiGe반도체가 대부분 적용될 것으로 보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일의 레겐스부르크에 있는 오스람 광반도체는 지난해 9월 유럽에서 최초로 InGaN 청색 레이저 다이오드를 발표했다. 청색레이저 다이오드는 400㎚대의 파장으로 현재 DVD의 650㎚나 780㎚ 레이저 다이오드를 대체해 기록밀도를 4배로 높일 수 있다. 이 연구는 프라이베르거의 프라운호퍼 고체응용물리학부와 슈투트가르트대학, 움대학, 인피니온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독일 트루바흐에 위치한 유나식스의 경우, SiGe반도체의 에피성장에 가장 핵심인 UHV(Ultra High Vacuum)-CVD장비를 미국 맥심·대만 ITRI 등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고속실리콘 연구개발 총책임자인 쥐르겐 람은 『현재 8인치 웨이퍼 공정용 장비의 개발을 마쳤으며 2004년에 12인치 웨이퍼용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iGe HBT를 구현하기 위한 에피 공정에는 저압 화학증착(LPCVD)장비와 감압(Reduced Pressure)CVD장비가 모두 적용되고 있다. 테믹은 저압 화학증착 장비를, 모토로라와 노드롭그루만사는 감압 화학증착 장비를 SiGe반도체 양산에 쓰고 있다.

한편 최근 한국에서도 화합물반도체 시장규모가 크게 증가하는 데 힘입어 화합물반도체 산업을 확충하려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이언컴을 비롯해 LG·나리지온 등이 GaAs계 전자소자(HEMT, HBT)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과 LG, 광전자가 GaN와 GaAs 광소자(LED, LD)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GaAs와 SiGe기술을 개발해 나리지온에 GaAs Tx/Rx칩기술을, 이언컴에 AlGaAs HBT기술을, 대우에 SiGe HBT기술을 각각 이전했다. ETRI는 또 4인치 GaAs 제조공정이 가능하도록 장비시설을 갖춰 소량의 수탁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아울러 오는 2002년까지 표준 셀 라이브러리(cell library)화를 추진함으로써 향후에는 SiGe의 고속소자, RF소자, 광기능소자를 집적한 IC를 선보일 계획이다.

ETRI에서 화합물반도체 연구개발을 주도해온 연구원들도 벤처 창업을 통해 기술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다. RF 및 밀리미터파 전자소자부문에서는 FCI·텔트론·젠스텍·가인테크·에이에스비가, 광소자에는 엑셀광통신·빛과전자·젠포토닉스 등의 벤처들이 무선·광통신용 첨단부품을 국산화하면서 화합물반도체 상용화의 전진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SiGe반도체가 속속 제품으로 출하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도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SiGe 화합물반도체를 이용한 전력소자와 통신용 소자의 제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삼성전자·페어차일드코리아·KEC·광전자 등도 ETRI로부터 기술지원을 받아 RF IC 및 단위 소자를 개발하거나 상용화를 위한 기술검증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중소 설계전문업체들과 반도체업체들이 SiGe반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아날로그IC와 고속 디지털IC를 제작하는 데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서 SiGe반도체기술의 파급효과가 점차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자르브뤼켄(독일)=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심규환 ETRI 회로소자연구소 책임연구원 khsim@etri.re.kr 박남규 ETRI 원천기술연구본부 선임연구원 nkpark@etri.re.kr>

*〈그림〉 Y방 「화합물반도체」로 저장 _ 「화합물반도체 고주파 전자소자와 광전자소자 기술」

「화합물반도체2」로 저장 - 「미국 크리(Cree)사가 개발한 반도체용 SiC 단결정 웨이퍼. SiC는 반투명한 물질이므로 뒷면의 물체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