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으로 주변기기 유통업체들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그래픽카드 수입업체가 많은 이윤을 확보하기 위해 리마킹 그래픽카드를 판매해온 것으로 밝혀져 사용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장박스에 표기돼 있는 용량보다 메모리가 부족하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메모리를 장착한 수입 리마킹 그래픽카드가 용산전자상가 등 대형 컴퓨터상가에서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
리마킹이란 정상적인 제품의 칩세트나 메모리를 저렴한 하위부품으로 교체했으면서도 상표와 칩세트 번호는 상위부품인 것처럼 새로 기록하거나 기판내의 바이오스를 조작해 PC가 상위기종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상술을 의미한다.
현재 상가에서 유통되고 있는 리마킹 그래픽카드는 주로 대만에서 수입된 엔비디아 리바TNTⅡ M64 제품으로 메모리가 16MB인 제품이 32MB로 허위 기재되거나 리바 TNTⅡ 반타 칩세트가 한 단계 성능이 높은 리바 TNTⅡ M64 칩세트로 둔갑,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고객들이 리마킹 그래픽카드를 구입할 경우 반타 칩세트를 사용한 16MB 제품을 M64 32MB 제품으로 두번이나 속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리마킹제품을 사용할 경우 3D게임을 실행시키면 속도가 느리거나 아예 시스템이 다운되기도 한다.
또 리바 TNTⅡ프로 32MB 제품 중에는 7㎱ 메모리를 사용한 제품을 6㎱ 제품을 채택한 것으로 리마킹돼 거래되고 있기도 하다. 7㎱ 메모리를 사용한 제품은 동작 주파수가 143㎒로, 동작 주파수 166㎒인 6㎱ 메모리 제품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
이처럼 리마킹 그래픽카드가 대거 유통되고 있는 것은 원가 차이에 따른 이익 때문인데 반타 16MB 제품의 유통가격은 대략 3만원선으로 6만∼7만원선에 거래되는 M64 32MB 제품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M64 32MB 제품은 현재 유통시장에서 TNTⅡ프로 32MB와 함께 사용자가 가장 선호하는 제품으로 업계에서는 이미 수천개의 리마킹 제품이 판매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