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으로 가는 e비즈니스>11회-日 피아-아이에스아이

최근 발표된 일본 노무라증권 리서치센터의 통계에 의하면 일본에는 2000년 5월 기준으로 2만7000여개의 온라인 전문점과 689개의 종합 쇼핑몰이 있다. 이미 3, 4년간 쇼핑몰 입점 형태로 판매 노하우를 축적한 뒤 수익성에 자신을 갖고 전문 사이트로 재창업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특유의 오프라인 기반을 살려 온라인 상에서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도 있다. 이러한 일본의 인터넷비즈니스의 성공사례 중 티켓판매 분야의 두 업체를 소개한다.

일본에는 약 1000억엔(약 1조원)에 이르는 영화, 연극, 각종 공연, 전시회 등의 티켓판매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 시장의 약 70%는 티켓판매 전문업체인 피아(http://t.pia.co.jp)가 차지하고 있고 그 외 업체로는 엔터테인먼트플러스(http://eee.eplus.co.jp)와 아이에스에이(http://e-ticket.net) 등이 있다. 오프라인에만 군림하던 이들 티켓 판매업체들은 지난 99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에 걸쳐 속속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피아는 일본 최대의 티켓판매 회사답게 올해 2월부터 웹사이트에서 취급하는 티켓의 종류를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2만건으로 확대시켰다. 비로소 이들이 온라인 서비스를 오프라인과 동일한 판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피아가 개발한 온라인 서비스의 핵심은 「마이데추」 라는 디지털 추첨이다. 이것은 회원들이 희망하는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결정되었을 때 티켓을 신청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온라인상의 추첨기능이다. 인기콘서트의 티켓을 놓고 벌이는 이 공평한 추첨을 통해서 회원들은 시종일관 통화중인 전화에 매달리는 불편을 덜 수 있게 되었고 회사는 고객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한데 대한 깊은 신뢰를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실시한 이 서비스로 피아의 매출액은 월 800만엔에서 5000만엔으로 급등했다.

한편 피아에 비해 규모에서 열세인 아이에스에이사는 올해 봄부터 IC카드를 이용한 디지털 티켓을 도입하는 등 선진적 시도로 티켓판매의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IC카드에는 회사측이 고객에게 할당한 고유번호가 들어 있는데 공연장에 있는 판독기가 이것을 인식함으로써 별도의 티켓없이 공연장 입장이 가능하다. 예약을 할 때는 온라인 영상서비스를 통해 공연장의 관람석을 구획별로 살펴보고 원하는 블록의 좌석을 선택할 수가 있다. 그 좌석에서 바라본 무대의 광경을 3차원 입체 영상으로 살펴볼 수도 있다.

사업 확대를 위해 아이에스에이는 올해 초부터 소니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So-net)와 제휴하여 티켓 예약시 동시에 1000건의 예약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 외에도 티켓 판매와 이벤트 제작 업무를 일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행사 주체에 대여하는 ASP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행사 주체와 아티스트가 공연을 계획했을 경우 이 회사에서 개발한 「토털라이브」라는 시스템을 사용하면 단기간에 저비용으로 무대 세팅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을 통해 중간상인이 티켓시장의 유통을 좌우하던 종래와는 달리 기획자와 아티스트가 이벤트를 기획하고 토론할 수 있으며 티켓 유통시장의 주체로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이들에게 단지 티켓 판매가 주 업무일 수는 없다. 궁극적으로 이들은 ASP사업의 연결로 크고 작은 여러 행사 주최자들을 엮은 티켓포털사이트 구축이 최종 목표인 것이다.

일본의 오프라인 기업들이 온라인 서비스의 비중을 인식하고 서서히 온라인 시장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피아가 오프라인의 기반을 활용했다면 아이에스에이는 독자적인 솔루션 개발을 통해 이 거대 공룡에 맞서고 있다. 현 시점에서 아이에스에이야말로 한국 벤처들에는 교과서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김창준 인터넷컨설팅그룹(ICG) 일본사업팀 컨설턴트 cjkim@icg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