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의 장기화로 유무상증자 여건이 악화되면서 일부 코스닥기업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채권시장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는 최근 우영·화인썬트로닉스 등이 이미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조기 상환하는 것과는 상반된 현상으로 눈길을 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5일 우리사주조합에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바른손도 지난 18일 1000만달러 규모의 해외전환사채 발행을 확정했다. 이를 포함해 이달 들어 전환사채 및 사모사채 발행의사를 밝힌 코스닥업체는 14개사에 이른다. 이는 코스닥업체들이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음의 경우 상반기부터 추진해온 나스닥 시장 진출이 장기간 연기되면서 추가 자금이 유입되지 않았다. 또 지난 3·4분기에 설비증설과 광고비 지출로 현금 보유고가 상반기에 비해 크게 줄면서 국내외 증권사로부터 자금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바른손도 해외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업 인수합병(M&A)에 사용하
지 않고 채무상환 등 회사 운영자금 확보에 사용할 계획이다.
또 와이드텔레콤과 유진기업은 25일 대한투자신탁증권을 인수기관으로 각각 30억원과 5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 운영자금을 확보키로 결의했다.
메리츠증권 고유선 연구위원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 나왔지만 증시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회사채 발행도 여의치 않자 코스닥기업들이 보다 용이하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전환사채 및 사모사채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풀이했다. 또 그는 『기업 입장에서는 현금 확보로 자금 경색에 숨통을 열어줄 수 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사채 발행 회사의 수익성을 고려한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