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e마켓 퇴출 시동

지난 21일 한국디지탈라인의 최종부도 처리 이후 국내 e마켓플레이스 시장에도 부실업체의 퇴출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석유 e마켓플레이스인 페트로마켓(대표 김근중)이 개설 후 불과 4개월 만에 기업청산 과정을 밟은 데 이어 섬유 등 각 업종 e마켓시장에서 부실업체의 정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섬유 원사 전문 e마켓플레이스를 표방하며 연초 서비스에 들어갔던 외국계 e마켓플레이스인 A사는 국내외 자금유치 실패와 국제간 섬유거래실적 미진으로 최근 사업아이템 전환 등을 통해 e마켓플레이스 기능을 폐지 또는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업체는 그동안 임직원의 대량이탈과 섬유시장내 업체 이미지가 악화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장 등 경영진이 섬유업체 경력이 전무한 외국계 컨설턴트 출신으로 국내시장 동향에 발빠른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마켓플레이스 운영은 물론 관련 솔루션 개발·공급 등을 주력해온 B사 또한 최근 대표이사가 경질된 뒤 외국계 컨설팅 업체인 G사로 경영권이 넘어간 상태다. 이 업체는 주주총회를 거쳐 그동안 방만히 운영해온 이사진 등을 상당부분 교체 또는 해임할 것으로 전망돼 e마켓 분야에서는 손을 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B사 인수를 추진했던 한 e마켓플레이스 업체 관계자는 『인수추진을 위해 B사에 대한 실사작업을 실시한 결과 e마켓 운영은 물론 솔루션 개발 및 해외 네트워크 구축 등이 모두 부실했다』며 인수포기 이유를 밝혔다.

이밖에도 식품·석유·전자·자동차 등 각 산업분야에서 부실 e마켓플레이스의 퇴출 및 인수·합병 움직임이 활발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버티기」에 들어갔던 부실 e마켓플레이스의 퇴출바람은 자금시장 침체와 맞물려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며 『이같은 현상을 부정적 시각으로 보기보다는 시장 전체역량을 자연스럽게 우량 e마켓플레이스에 집중시킬 수 있는 호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