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온라인서비스임대업(ASP)을 도입할 경우 기존 전산인력들은 어떻게 처리될까.」
비용절감과 사내 지식정보화환경 구축이라는 효용에도 불구하고 ASP 도입을 통해 발생할 유휴 전산인력 처리문제는 기업입장에서 골칫거리로 작용할 수 있다. 아직은 전산운용 규모가 적은 중소기업들을 위주로 수요가 발생해 이같은 문제가 드러나지는 않지만 앞으로 대기업들로 ASP가 확산되면 심각해질 공산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현상을 보면 역시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디지털산업 환경의 「철밥통」인 것 같다. ASP가 일종의 아웃소싱 사업인 만큼 해당 기업에서 인력감축은 불가피하지만 나름의 활로는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ASP전문업체인 트러스트와 정식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에넥스의 경우 기존 전산부 인력의 절반 가량을 트러스트로 이직시키기로 했다. 에넥스는 사용자수가 200개 이상에 달해 현재 ASP 도입을 추진중인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 기존 전산부서 전담 인력만도 13명 수준이다. 에넥스 이태환 전산부장은 『트러스트와 계약체결 당시 내년 4월 정식서비스에 맞춰 전산인력의 절반을 옮기기로 했다』면서 『이들은 기업 내부업무 전산화의 전문인력들인 만큼 ASP업체로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 전산직원은 현재 트러스트와 ERP 공동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 부장은 『ASP 도입으로 소속기업을 옮기는 전산직원들의 경우 오히려 기술경험을 습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이라며 『ASP업체의 직원이 되더라도 운신의 폭이 넓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ASP 도입기업 가운데 에넥스처럼 전산전담 직원이 많은 경우는 드물지만 이같은 경향은 마찬가지다. ASP 전문업체인 넥서브의 한종민 전무는 『ASP 도입기업의 전산인력은 대체로 서비스 제공업체로 이직하거나 다른 보직으로 변경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라면서 『특히 ASP 제공업체로서도 지속적인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달리 말하면 ASP 제공업체로서도 인력운용의 부담보다는 필요성이 더하다는 뜻이다.
사회전반에 구조조정의 외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IT환경인 ASP시장에서도 전산전문가들은 탄탄한 생존기반을 갖고 있는 셈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