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통한 외국가전 유통, 급감

특별소비세와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 이후 미군 PX(Post Exchange)를 통한 외국 가전제품의 국내 유입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PX는 미국이 주둔국 자국 군인들에게 편지 또는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기 위해 개설한 창구로 국내에서는 지난 수십년간 외제품 유입채널의 하나로 자리잡아 왔다.

세금이 붙지 않는 PX 제품이 저렴한 가격에 일반 시중으로 유출되면서 PX는 일부 세율이 높은 외국산 제품의 밀수 창구 역할을 해 왔다.

수입선다변화에 묶여 있던 일본 가전제품이 PX를 통해 국내 반입되는 대표적인 제품. 소니 가전제품의 경우 2∼3년 전까지만 해도 PX 연매출이 1000억∼1500억원, 파나소닉 제품의 연매출도 500억원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파이어니어 등 유명 오디오 전문업체 제품들도 PX를 통해 상당량 국내 전자상가에 흘러들었다.

그러나 주요 가전제품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없어지고 수입선다변화제도가 폐지되면서 PX를 통한 일본 가전제품 유입이 급속히 줄어들어 PX의 가전제품 매출이 90년대 중반에 비해 5분의 1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특소세 폐지로 가격적 메리트가 크게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다변화제도 폐지후 공식 채널을 통한 일본 가전제품의 수입이 급증하면서 사후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 원인이다.

수입가전업체의 한 관계자는 『요즘 일본 가전제품을 PX가 아니라 국내 전자상가에서 구입하는 미군이 크게 늘고 있어 영문설명서를 별도로 마련해야 할 정도』라며 『PX를 통해 도입되는 제품이 다양하지 않은 것도 이유지만 가격적인 메리트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