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계속돼도 인기상품은 나타나게 마련이다.
특히 불황속의 인기상품은 현금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말 그대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양판점인 하이마트(대표 김성흠)가 지난 10월 한달간 판매한 매출자료에 따르면 전기압력 밥솥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복합식 가습기는 20%, 가스캐비닛 히터는 20%가 각각 증가했다. 또 양문여닫이 냉장고는 60%, 완전평면TV는 366%가 증가했으며 디지털 캠코더도 20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불경기속에서도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이들 제품은 한결같이 한국적 문화를 접속시켰거나 에너지를 절약하고 건강기능을 채택하는 등 한두가지 특정요소를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게 인식시키고 있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게 하이마트의 분석이다.
가마솥처럼 토종 기능을 앞세운 전기 압력밥솥은 찰진 밥을 좋아하는 한국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설계돼 비록 가격은 일반 밥솥에 비해 2배 이상 고가이지만 찜·백숙 등 다양한 부가 기능까지 덧붙이면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혼수 시장에서 구매율은 90%에 달하고 있다.
난방용품은 제품가격이 저렴하고 연료비 역시 저렴한 가스캐비닛 히터가 단연 인기다. 가스캐비닛 히터는 로터리 히터에 비해 제품가격이 절반 정도로 저렴하고 유지비는 3분의 1 정도 싸다. 특히 부탄가스를 연료로 사용해 깨끗하고 안전하다.
가습기는 세균번식과 청소의 불편함을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복합식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초음파가습기가 주종을 이뤘으나 올해는 가격이 2∼3배 비싸더라도 건강을 위해서는 비싼 제품을 구입한다는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을 읽을 수 있다.
인테리어를 강조한 양문여닫이 냉장고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주부들이 냉장고를 선택하는 권한이 있는데다 최근 개성을 중시하는 풍토와 집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판매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또 올해 시드니올림픽과 함께 기업들의 디지털마케팅 여파로 소비자들이 이와 관련된 제품에 커다란 관심을 보였는데 대표적으로 디지털 캠코더와 완전평면TV를 들 수 있다. 특히 여러 업체들이 다양한 모델의 디지털 캠코더와 완전평면TV를 출시하고 적극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펼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