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보안장비사업 삐거덕

LG전자의 보안장비사업이 판매부진과 자체 모델 개발계획의 차질로 인해 삐걱거리고 있다.

LG전자는 올초 보안장비사업을 신규 주력사업의 하나로 육성한다는 계획아래 미국 아이리스캔과 제휴관계를 맺고 지난 2년동안 20억원을 들여 홍채인식시스템을 개발, 생체인식 보안장비사업에 본격진출했다.

이 회사는 당초 내수시장에서 홍채인식시스템으로 2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을 세웠으나 10월 말 현재 매출목표의 20% 수준인 4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더욱이 10월 말까지 올린 4억원의 매출도 대부분 LG그룹 계열사에 판매를 통한 것이어서 사실상 내수시장에서 홍채인식 시스템의 매출실적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같은 매출부진은 당초 예상과 달리 생체인식 보안장비의 수요가 아직 많지 않은데다 홍채인식시스템의 가격이 1000만원대로 소비자들이 구매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LG전자와 LG정보통신의 합병으로 정보통신의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사업부문도 지지부진하고 있다.

합병과정에서 개발인력들이 이탈함으로써 자체 모델 개발 및 판매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LG전자는 올초 자체 개발 모델인 「NetDVR-디럭스」라는 모델을 출시했으나 지난 9월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을 중심으로 10여명이 퇴사, 윈포넷이라는 DVR 생산업체를 설립함에 따라 자체 모델 개발 및 판매전략을 철회할 수 밖에 없게 된 것.

이 회사는 자체 개발 모델 출시계획을 전면 수정, 자체 개발 모델을 단종하고 신생 벤처기업의 DVR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받아 판매하는 전략으로 회귀했다.

LG전자는 아직도 여전히 두 분야에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 공격적으로 이 사업들을 펼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미성숙과 가격문제 등으로 올해 홍채인식시스템의 판매는 극히 부진했으나 홍채인식장비에 대한 인지도는 크게 높아졌다고 판단, 내년에는 기존 제품보다 50% 정도 저렴한 500만원대의 제품을 출시하고 영업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DVR사업부문에서는 앞으로 당분간 자체 모델 개발계획을 포기하고 OEM 공급업체와의 협조체제를 강화해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매출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올 한해 매출부진과 인력이탈로 인한 자체 개발 모델 단종이라는 우여곡절을 겪은 LG전자의 보안장비사업이 얼마나 계획대로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