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반도체장비 신뢰성 평가 테스트 시설 마련 급하다

반도체 제조공정용 장비의 국산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소자 양산라인에 적용하기에 앞서 이를 평가하기 위한 시설과 부품 공동구매체제가 구축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반도체 소자·장비 분야의 기술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국내에서 개발된 반도체 장비의 검증과 기존 제품의 품질향상을 위해 공정 테스트를 실시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장비의 국산화와 신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올해 국내 반도체 관련장비 생산규모는 3억6000만달러로 내수(27억7500만달러)의 13%에 불과해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반도체 장비 실용화 평가시설과 지원기관을 시급히 설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디엔에스의 박창현 사장은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경우 개발한 장비를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지 못해 소자업체에 납품 후 많은 품질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며 『반도체장비기술인력양성센터(SETEC)와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등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투자를 통해 테스트 시설을 구축하거나 소자업계와 장비업계가 공동으로 투자해 전용 평가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경엘렉트론코리아의 이정규 전무도 『미국·일본의 경우 반도체 소자업계와 장비업계는 공동으로 기술표준화기관과 일관공정라인(FAB)을 구축해 장비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협력하고 있다』면서 『소자업체와 장비업체들이 공동으로 FAB을 도입해 장비 국산화와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격경쟁력 확보차원에서 국내 반도체 설비·장비업계들의 부품 공동구매체계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황철주 사장은 『외국 장비업체들의 경우 부품을 대량구매하므로 가격할인 혜택을 받는 반면 국내업체들은 그보다 높은 가격을 주고 사오기 때문에 장비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부품 공동구매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