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품.소재산업 르네상스를 위하여>16회-인터뷰

엡코스 수동부품 부문 책임자 에르빈 헤렌 박사 인터뷰

-엡코스는 어떤 회사인지.

▲지멘스가 일본 마쓰시타와 공동 투자해 설립한 엡코스는 수동전자부품을 생산, 정보통신업종에서부터 전통 제조업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독일과 미국·중국·인도 등지에 생산설비를 두고 있으며 특히 지난 98년에는 일본 업체들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세계 수동소자 시장에서 일본 마쓰시타, 무라타에 이어 세계 3위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수치로 보자면 2000회계연도 상반기(99년 10월1일∼2000년 3월31일)에 전년 같은 기간대비 매출은 55%, 수주는 2배 정도 신장하는 성장을 이룩했다.

-이런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

▲엡코스는 지난 회계연도 커패시터·세라믹부품·SAW부품·페라이트 등 사업 전부문에 걸쳐 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물론 이동통신·자동차·인터넷·전자부품 등의 시장 성장에 기인한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회사 관계자들의 당초 예측이 거의 들어맞았다는 데 있다. 인터넷·정보통신 등 IT부문의 부상을 예상해 거기에 주력했다. 또 유럽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산업용 전자부품 시장 등에서 고르게 수익을 올렸다. 이처럼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서베이를 바탕으로 한 과감한 전략구사가 성공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독일 업체로서 일본 업체들과 대등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비결은.

▲통신용 페라이트의 예를 보자면 엡코스의 이 부문 세계시장 점유율은 45%에 달한다. 어느 기업도 당분간 추월하기 힘들 것으로 자신한다. 독일의 탄탄한 부품·소재산업 등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원가절감 노력, 적절한 시장대처 등을 통해 이 위치에 도달할 수 있었다. 여기에다 무엇보다 회사 종사자들의 제조업에 대한 신뢰감이 바탕이 됐다.

-세계 부품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세계 부품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SAW필터·페라이트코어 등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정보통신에서부터 자동차, 산업용 시장, 가전에 이르기까지 적용범위가 넓다. 미국·일본과 아시아 국가 등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현재의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뀌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다만 독일을 비롯한 영국·프랑스 등도 최근 들어 이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어 조만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지 않을까 예상한다.

-한국시장은 어렵지 않는가.

▲지난해 엡코스는 한국에서 5%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이 경제적 위기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수치는 결코 실패라고 보지 않는다. 최근에는 이동통신 성장에 따른 SAW관련 부품 및 AV 등 가전부문에서 시장이 열리고 있다. 시장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으나 향후 판매 및 기술지원 인력을 활용, 한국에 소재한 엡코스를 한국 시장에 머물지 않고 아시아 시장의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