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컴업계 내년에도 공격경영

외국계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이 내년도 전반적인 경기침체 전망에도 불구하고 의욕적인 사업계획을 마련,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기로 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HP·한국IBM·컴팩코리아·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후지쯔·한국유니시스 등 주요 외국계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이 내년 국내 경기가 다소 부진하더라도 공공 및 기업들의 전산 관련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아래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축소지향적으로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국내 기업과는 대조되는 전략이다.

또 이들 업체는 지난 2∼3년간 전산 관련 투자에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제조업체들의 전산투자 여부에 따라 내년 국내 전산시장 기상도가 좌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부터 새로운 회계연도를 시작하는 한국HP(대표 최준근)는 경기가 다소 둔화되더라도 금융권 및 통신서비스·공공부문의 대규모 전산투자가 주를 이룰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내년 매출목표를 올해보다 30% 정도 늘어난 1조원대로 잡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지난해보다 40% 정도 늘어난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인터넷 벤처기업 붐을 타고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린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이상헌)는 올해보다는 둔화되지만 내년에도 인터넷 벤처붐은 지속될 것이고 증권·은행·통신분야의 전산투자도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썬은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새로운 회계연도에 약 4억5000만달러 정도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회계연도에 3억5000만달러 정도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컴팩코리아(대표 강성욱)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국내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지만 하반기 들어 경기가 다시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내년 매출목표를 올해보다 40% 정도 늘어난 8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내년에도 IDC·금융·보험 및 통신분야 전산시장은 매우 밝을 것으로 내다보고 대형 유닉스와 스토리지에 영업역량을 집중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후지쯔(대표 안경수)와 한국유니시스(대표 김재민)도 국내 전산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후지쯔의 김병원 마케팅담당 이사는 『벤처붐에 가려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국내 제조업체들은 전산투자에 나서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e비즈니스」라는 새로운 경영환경 흐름을 유심히 지켜본 이들 제조업체가 내년부터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산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한국후지쯔는 내년에 올해보다 25% 정도 늘어난 5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유니시스도 금융권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또다시 전산투자붐이 일어날 것이란 분석아래 올해보다 30% 정도 늘어난 1500억원의 내년 매출목표를 잡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