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벤처캐피털 협력체제 출범

한국과 일본의 벤처비즈니스 교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한·일 양국 벤처캐피털이 대거 참여하는 민간차원의 공동 협력체가 출범했다. 이에 따라 공동 투자 등 한·일간 벤처투자가 크게 활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2일 벤처기업 및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일본 도쿄에서 한·일 경제협력, 투자 및 정보교류 등을 전개해온 한국경제연구센터(소장 송준)는 한·일 양국 벤처산업의 지속적인 교류와 발전을 위한 공동 협력체 구축이 필요하다고 보고 최근 「아시아벤처캐피털협의회」란 별도 조직체를 도쿄 현지에서 발족시켰다.

아시아벤처캐피털협의회에는 우선 한림창투·보광창투·코리아인터넷홀딩스(KIH) 등 국내 3개 벤처캐피털과 일본아시아투자·신코(新光)캐피털·국제증권, 미국계 벤처캐피털로 세계적인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투자업체인 인터넷캐피털그룹재팬 등 11개 한·일 벤처캐피털이 참여했다. 회장에는 송준 한국경제연구센터 소장이 맡았다.

협의회는 앞으로 양국 벤처기업 관련 재무 및 기술 정보 등을 공유하고 주식시장 침체에 따라 악화된 투자환경에 신뢰성 높은 정보교류를 통한 선별투자에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협의회는 또 우선 1차로 이달 22∼25일 방한단을 파견, 대덕밸리 방문, 벤처기업·벤처캐피털 모임 등의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협의회는 특히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연말까지 한·일 양국의 민간 벤처캐피털 참여사를 20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점진적으로 벤처붐이 빠르게 조성되고 있는 중국이나 대만 등의 벤처캐피털까지 포함하는 범아시아 벤처캐피털협의회로 승화시킬 계획이다.

전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으로 이번에 아시아벤처캐피털협의회 이사로 선임된 오정현 한림창투 회장은 『일본의 벤처캐피털들이 IMF 체제 극복 이후 한국 벤처기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협의회가 한·일간에 더욱 긴밀한 협력체제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 협의회는 특히 민간 자율로 결성돼 프로젝트 공동투자, 양국기업 진출 등 더욱 실질적인 벤처캐피털 교류 및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한-일, 한-중, 중-일간 벤처기업 및 벤처캐피털 협력체는 주로 정부나 정부산하단체 중심으로 진행돼 실질적인 공동 협력사업을 펼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번 아시아벤처캐피털협의회가 범아시아권의 민간 벤처캐피털간에 실질적인 협력사업을 활발히 추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현재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과 달리 벤처캐피털 관련 공식 단체는 없으나 최근 벤처붐이 일면서 통산성 주관으로 벤처캐피털사장단 간담회를 열어 벤처캐피털 시장동향 등을 점검하는 등 벤처캐피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