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을 흔들고 나면 스트레스가 확 풀려요.』
최근 고속터미널 센트럴시티에 문을 연 대형 게임장 「조이맥스」에서 댄스게임기 「이지투댄서」를 즐기던 이주현군(18)은 입시 스트레스를 춤으로 푼다며 댄스게임기의 예찬론을 펼쳤다.
이군이 주로 이용하는 「이지투댄서」는 발만 움직이는 기존 댄스게임기와 달리 발은 물론 양손도 움직일 수 있도록 개선, 실제 춤동작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 음악에 맞춰 손과 발을 모두 움직이다보면 실제 댄서와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라고 이군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이군은 또 자주하는 게임으로 「BDD」를 꼽는다. BDD도 이지투댄서처럼 온몸을 이용해 격투를 벌이는 게임기로 실제 싸우는 것처럼 손과 발을 열심히 움직여 상대방을 쓰러뜨려야 한다. 예전에는 손가락으로 열심히 두드려야 했던 격투게임 「철권」이 BDD에 이식돼 철권의 새로운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고 이군은 말한다.
이처럼 최근 DDR 이후를 노리고 온몸을 이용하는 체감형 게임들이 속속 등장,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지투댄서」와 「BDD」 외에도 「우가우가」와 「엑추얼파이트」 등이 체감형 게임기 가운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것들로 「펌프잇업」으로 대표되는 발로 하는 댄스게임기의 계보를 이으며 신세대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요즈음 게임장에서는 체감형 게임기 위에서 공연(?)을 펼치는 게이머와 환호를 보내는 관객(?)들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때문에 댄스게임기 열풍 이후 마땅한 후속작이 없어 고심하던 게임장 업주들의
얼굴에는 화색이 감돌고 있다. 업주들은 체감형 게임기를 설치한 후 댄스게임기가 한창 인기있을 때와 비슷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영등포에서 게임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진구씨(50)는 『최근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댄스게임기를 빼고 엑추얼파이트 2대를 들여놓았는데 신세대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즐거운 표정이다.
김씨는 체감형 게임기가 기존 비디오 게임기에 비해 비싸 부담은 있지만 대세가 체감형이다보니 앞으로도 체감형 게임기를 몇 대 더 구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처럼 체감형 게임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기존 게임에 식상한 이유도 있지만 남에게 드러내기 좋아하는 신세대들의 특성 때문. 펌프잇업 등 댄스게임기가 자신의 춤실력을 자랑하려는 춤꾼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로 최근 출시되고 있는 게임기들도 이러한 점을 의식, 체감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체감형 게임기의 장점은 게임을 하면서 운동도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칙칙한 분위기 때문에 게임장 출입을 꺼렸던 젊은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위해 게임장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체감형 게임은 가상현실 기술과 결합하면서 게임기의 발전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발로 하는 DDR가 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면 최근 쏟아지고 있는 온몸으로 하는 체감형 게임기는 게임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