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연구회·슈어e퍼블리싱연구회 공저/인터넷컨설팅그룹 옮김/김영사/9900원
인터넷 접속 수단이 PC와 유선망에서 휴대폰과 무선 네트워크로 옮겨지면서 모바일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각 이동전화 서비스 업체들이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열을 올리면서 휴대전화로 전자우편을 주고 받거나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N세대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으며 주가 조회를 하는 비즈니스맨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직까지는 초보적인 수준이다. 모바일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게임 등 일부 분야에 한정돼 있으며 B2B나 B2C와 같은 다양한 비즈니스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그나마 서비스되고 있는 B2C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휴대폰으로 영화 티켓 한장을 예매하려면 10단계 이상의 조작을 거쳐야 하고 5분 정도의 수고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 국내의 실정이다.
하지만 이웃 나라인 일본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일본 NTT도코모가 서비스하고 있는 「i모드」라는 모바일 인터넷은 일본을 무선 인터넷 왕국으로 만들어 놓았다. 1999년 2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올해 6월에 가입자 772만명을 돌파했고 올연말에는 1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강국인 미국의 무선 인터넷 사용자가 고작 5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i모드 성공은 그만큼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일본의 EC연구회가 발간한 「i모드 비즈니스의 모든 것」은 i모드의 성공 원인과 함께 모바일 인터넷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심도있게 진단하고 있다.
이 책에서 EC연구회는 i모드의 성공 비결을 △단말기 가격이 싸다 △넷맹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조작이 쉽다 △접속 속도가 일반 전화선보다 빠르다는 점에서 찾는다. PC와 유선망 기반의 인터넷에 비해 싸고 빠르며 게다가 쉽기까지 한 i모드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는 것.
EC연구회는 i모드가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NTT도코모의 마케팅과 전략이 깔려 있
음을 지적한다. NTT도코모는 i모드의 정보 요금을 자사의 전화요금과 함께 청구함으로써 다양한 CP의 참여를 유도했으며 결과적으로 i모드는 항상 새롭고 기발한 콘텐츠들이 넘쳐 났다. 이밖에도 HTML과 호환이 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데이터량에 따른 저렴한 요금 체계를 도입한 것 등도 성공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체 3부로 구성돼 있는 「i모드 비즈니스의 모든 것」은 i모드에 대한 일반적인 고찰에 초점을 둔 제1부 외에도 2, 3부에서는 i모드 비즈니스의 실제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제2부 「히트 사이트에서 보는 i모드 비즈니스의 성공 비법」에서는 i모드 공식 사이트에서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10개 사이트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함으로써 모바일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사람에게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시한다. i모드의 비즈니스를 엔터테인먼트,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지원시스템, 영업업무지원시스템, 광고 서비스계 등으로 나누고 각 분야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사이트를 선별해 비즈니스 기획과 전략 등을 분석해 내고 있다.
제3부 「i모드 비즈니스의 기획 힌트」에서는 원투원 마케팅을 비롯한 모바일 비즈니스의 모델을 기획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이 책을 펴낸 EC연구회는 1965년 발족한 일본의 EC 연구단체이며 공동 저술 기관인 슈어e퍼블리싱연구회는 일본의 디지털 콘텐츠 연구 기관이다. 골드뱅크의 부사장인 김상우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인터넷컨설팅그룹이 번역했다.
<이창희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