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ADD)가 145억원을 들여 개발한 기술이 낮잠을 자거나 연구개발 과제의 취소 및 중단 등으로 모두 195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과학연구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장영달 의원(민주당)과 정재문 의원(한나라당)은 잠수함의 수중체계 능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Air Independent Propulsion)의 시험개발을 완료하고도 이를 방치, 145억원의 연구비를 날리고 연구과제 8개를 연구도중 취소하거나 중단해 50억원을 낭비하는 등 예산낭비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는 AIP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89년 응용연구에 들어가 98년에 시험개발을 완료했으나 현재 국방부가 추진중인 한국형 잠수함 2단계 사업인 KSS-Ⅱ사업에서 AIP의 적용을 배제시켜 연구비 145억원만 투자하고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장 의원은 AIP를 해외에서 구입할 경우 750억원이 소요되나 이를 국내 잠수함에 탑재하면 잠수함 1척당 600억원씩 모두 1800억원의 예산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90년 이후 국방과학연구소의 연구개발사업 66개 과제 중 40개가 종결되고 14개 과제가 진행중이나 이 가운데 전체의 12%인 8개 과제가 취소 또는 중단돼 이에 투입된 5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낭비됐다.
정 의원은 군소요 변경이나 군요구성능(ROC) 미충족, 군의 획득정책 변화 등을 이유로 다목적 제독장비사업, 전차도자키트, F-4E 성능개량, 전술용 전송장비사업 등이 중단돼 이에 투입된 50억원의 연구비를 날렸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개념연구단계에서 중단된 과제도 있지만 탐색개발이나 체계개발을 마치고도 전력화하지 못하고 사장된 사업들도 있어 연구개발 과제선정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의원은 『국방과학연구소의 예산낭비가 국방부의 정책결정에 1차적인 원인이 있지만 연구개발의 지연, 기술수준의 미비,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무리한 개발 추진 등 국과연의 잘못도 있다』며 『향후 연구개발 방향은 핵심전력무기체계 개발로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 =박희범 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