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는 길이 곧 디지털 강국을 건설하는 지름길입니다.』
최근 출범한 e트러스트(e-trust)인증업체협의회 회장을 맡은 김홍식 한솔CSN 대표(52)의 첫마디다.
그는 협의회 60개 회원사들에 의해 초대회장으로 적극 추대됐다. 전자상거래의 전도사로 자처하는 그는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e트러스트 인증제도가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를 통한 디지털 강국 건설이라는 그의 신념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e트러스트 인증제도란 소비자들이 전자상거래 환경 아래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입니다. 전자상거래에서는 기존 오프라인 상거래에서보다 구매 전과정에 대한 안전장치가 대폭 강화돼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위해서나 산업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김 대표가 회장직을 맡은 것은 이 협의회를 통해 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e트러스트 인증을 받은 업체는 모범기업으로서 전자상거래를 발전시키고 확산시켜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전자거래진흥원과 언론사들 그리고 산업자원부가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은 전자상거래 활성화가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전자상거래에 참여한 기업이 기업대 소비자간(B2C) 거래에서만 2000여개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와 판매자의 이익을 균형있게 대변해줄 수 있는 단체가 없었습니다.』
전자상거래업계가 전반적으로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할 때 이번에 출범한 e트러스트인증업체협의회는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로 꼭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협의회가 전자상거래 발전에 필요한 제반 요인들에 대해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궁극적으로 국가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자상거래에 관한 자율규제방안을 마련하고 법률 제·개정에 업계의 의견을 반영하며 사이버몰들이 겪고 있는 공통적인 어려움들을 해소해나가는 등 앞으로 할 일이 너무 많다며 푸념 섞인 걱정이다.
김홍식 대표는 변화의 흐름을 읽는 안목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그룹에 공채로 입사해 그룹비서실에서 정보업무를 맡은 것도 그의 뛰어난 통찰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김홍식 대표는 국내에서 통신판매를 하나의 산업으로 뿌리내리게 한 장본인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그를 이런 위치로 만든 셈이다.
사이버라는 단어조차 국내에서는 생소하게 느껴지던 90년대 중반 김 대표는 인터넷이 우리 생활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변화시키고, 기업에게는 무한한 희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영역임을 예감했다. 그는 이 예감을 현실에서 실현하고자 95년 당시 한솔유통의 대표를 맡았다. 그리고 곧바로 한솔유통을 전자상거래업체로 환골탈태시키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96년엔 세계적인 홈쇼핑업체인 미국 센던트사와 사이버쇼핑에 관한 제휴를 맺으면서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97년엔 한솔CSN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회사 비전과 사업 방향을 명확하게 정의했다. 상호인 CSN은 「Cyber Service Network」의 약자로 첨단 정보시스템과 사이버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핵심적인 사업수단과 경쟁력을 네트워크에 두겠다는 그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 97년 6월 「손끝 하나로 펼치는 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국내 최초 인터넷 쇼핑몰인 한솔CS클럽(http://www.csclub.com)을 오픈했다.
『밖에서는 한솔CSN이 다이렉트메일(DM) 발송을 통한 통신판매업체로 출발해 전자상거래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정반대입니다. 96년 미국 센던트사를 방문했을 때 전자상거래가 생각보다 활성화하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국내에서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전자상거래를 위한 사전포석으로 유용한 DM 발송을 통한 통신판매사업부터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한솔CS클럽은 현재 20만종의 상품군에 1500여가지 생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회원수 260만명에 올해 인터넷 쇼핑몰 매출액만 1500억원을 바라보는 「국내 최대의 온라인 백화점」으로 성장했다.
『전자상거래는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환원해줄 수 있는 거래 방식입니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전자상거래에는 기본적으로 투명성과 공정성이 보장됩니다. 모든 거래가 낱낱이 노출되고, 모든 이들에게 공정한 기회와 혜택이 부여되기 때문에 소비자들로선 최선의 비용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김 대표는 전자상거래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절감과 1대 1 마케팅이라고 지적한다. 『100명에게 전화를 걸거나 DM을 발송하면 100의 비용이 들지만 e메일을 발송하면 1의 비용밖에 들지 않습니다. 그만큼 소비자와 기업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셈입니다. 또 대량판매를 경쟁의 근간으로 삼는 오프라인에서는 소비자들에게 획일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지만 온라인에서는 각 개인들에게 가장 알맞은 맞춤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김 대표가 지난 95년부터 기울여온 전자상거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끈질긴 추진력은 이제 꽃봉오리를 맺기 시작했다. 한솔CS클럽은 국내외 대표적 사이버쇼핑업체로 인정받아 99년 이래 정부기관 및 언론사·소비자로부터 받은 상만 해도 모두 16개. 이 가운데는 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로부터 받은 대한민국 쇼핑몰부문 대상과 소비자가 직접 뽑은 글로벌 소비자 선호 쇼핑몰부문 대상이 포함되어 있다.
김홍식 대표의 머리는 전자상거래라는 디지털 세상으로 가득 차 있지만 가슴에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털털함이 잔뜩 담겨 있다. 냉철함과 포근함을 두루 갖춘 카리스마가 있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전자상거래에 대한 비전과 신념이 누구보다 강하고 이를 실현해내고자 하는 불과 같은 추진력에는 누구도 따르지 못한다. 20여년 동안 오프라인 쪽에서 일해오면서 쌓은 호방하고 열정적인 성격 그리고 권한을 실무자들에게 대폭 위임하는 그의 업무스타일은 수더분함과 함께 강한 리더십을 갖도록 한다.
그런 그가 지금 협의회 일과 함께 전자상거래의 숙원과제인 사이버물류 도입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국내 최고의 전자상거래 전도사인 그의 한걸음 한걸음이 어떤 빛을 발하게 될지 주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 한솔CSN 대표 김홍식 프로필 ***
생년월일 : 1948년 5월 18일
출 신 지 : 경남 진해
가 족 : 부인 박미옥씨와의 사이에 1남 1녀(현우·인혜)
취 미 : 골프
건강관리법 : 단전호흡·명상
좌 우 명 : 一 切 有 心 造(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대외 활동 : 한국능률협회 인터넷분과 위원장, 국제기아대책기구 사이버 홍보대사, e트러스트인증업체협의회 회장
성 격: 호방하고 열정적인 스타일
업무 스타일 : 권한위임형
경영철학 : 「남이 안하는 사업을 하는 것」 「철저한 아웃소싱을 통한 경쟁력」 「Win-Win 전략」
약력
1975년 2월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1990년 1월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경영개발팀장
1993년 11월 삼성물산 조사·홍보실장
1995년 1월 한솔판지 경영총괄상무
1995년 12월 한솔CSN(주) 대표이사
1998년 9월 철탑산업훈장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