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산업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하나가 돼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공동마케팅이 혼미를 거듭하면서 중소업체들만 골병을 앓고 있다.
비트윈·스펙트럼디브이디·다음미디어 등 국내 DVD 타이틀 제작업체들은 삼성·LG 등 대기업과의 공동마케팅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 수만장의 타이틀을 제작했으나 공동마케팅이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면서 이들 상품이 창고에 고스란히 쌓여 재고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동마케팅과는 상관없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던 렌털과 번들 등 다양한 판촉행사도 벌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투자할 자금여력이 더 이상 없어서다.
이로인해 중소업체들은 공동마케팅 문제가 조속히 타결될 것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으나 대기업의 경우 DVD 수출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어 내수시장 확산을 위한 공동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공동마케팅이 표류함으로 인해 자본력이 약한 중소 DVD업체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DVD시장의 활력소가 필요한 시점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공동마케팅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대기업들이 공정위에서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전까지 마케팅 활동을 보류하고 있어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만 속을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DVD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던 공동마케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것은 공동마케팅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이 공정위에 이를 담합행위로 신고할 경우 법적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전3사, 오디오 전문업체 및 DVD 타이틀 직배사와 국내 제조업체들은 당초 지난달 DVD 플레이어와 타이틀 등을 한 데 묶어 판매하는 DVD 공동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김영덕기자 yd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