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역사적인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전세계인의 눈물샘을 자극시켰는가 하면 아시아유럽정상회담(ASEM)이 개최돼 역사 이래로 가장 많은 국가 수뇌들이 모이기도 했다.
이 행사들은 대규모 해외 기자단을 통해 실시간으로 각 국가의 안방으로 전달됐다. 이 현장에서 한몫을 단단히 한 국내 벤처업체가 있다. 소용량 광가입자망 장비를 개발한 네오웨이브가 그 주인공. 네오웨이브는 대규모 기자단이 프레스센터에 몰리면서 부족한 전화회선이나 팩스 등을 처리할 수 있는 소용량 광가입자망 장비를 설치, 무리없는 행사진행을 도왔다.
네오웨이브의 최두환 사장(46)은 『이같은 역사적인 소식들이 우리 장비를 통해 전세계에 전달됐다는 것은 큰 영광』이라며 『다행히 별 무리없이 운영돼 국내 통신기술의 우수성을 알려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AT&T의 벨연구원, 그리고 한국통신 연구소 등에서 근무했던 최두환 사장은 나이에서 알 수 있듯이 소위 「톡톡 튀는」 벤처기업 사장은 아니다. 임원진들도 타사에 비해서는 연배가 있다. 최 사장은 『창업을 하기 전 여러가지 사업에 대해 검토를 했습니다. 결국 국내 기술이 해외까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로 좁혀가다 보니 가입자 중심의 광통신 장비분야를 주 사업아이
템으로 선정하게 됐지요』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아이템 선정은 주효했다. 창립 첫해인 지난 98년 37억원에 그쳤던 매출이익이 지난해에는 203억원으로 5배 이상 늘어났고 당기순이익은 2억원에서 10배 늘어난 2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어난 46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사실 광가입자망 장비는 기술력과 생산능력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중소업체보다는 대기업에 보다 적합한 아이템이다. 삼성전자·LG전자·한화/정보통신 등 이 시장에 참여한 업체 면면을 봐서도 알 수 있다.
최 사장은 『광통신 기술에서는 대기업보다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최근 소용량 광가입자망 장비도 한국통신과 공급계약을 체결, 연간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이제 해외시장을 꿈꾸고 있다.
올해 중국·독일 등 전시회에 참가, 해외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광인터넷하면 세계가 모두 떠올리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며 『내년에는 커다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불혹을 훌쩍 넘긴 최 사장의 도전이 바야흐로 시작된 셈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