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지인텍 서정주 사장

「작지만 강하다.」

벤처기업 지인텍(http://www.g-intek.com) 서정주 사장(38)은 직원이 비록 12명에 불과한 작은 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모두가 부러워 하는 글로벌 히트상품을 3개씩이나 갖고 있다. 수동식 속눈썹 성형구, 전자식 속눈썹 성형구, 비염치료보조기가 바로 그것.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조차 전세계시장에서 내로라 할 만한 상품이 드문 게 우리나라 기업의 현실임을 감안할 때 서 사장은 분명 히트상품 제조기라고 불러도 지나침이 없다.

지인텍은 올해 약 1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기업평가의 중요한 척도라 할 수 있는 영업이익은 무려 60억원에 달해 불경기일수록 더욱 조명을 받는 몇 안되는 벤처기업 가운데서도 알짜기업에 속한다.

지인텍이란 상호가 다소 생소하지만 지인텍은 지난해 9월 이전까지만 해도 은성디벨럽먼트라는 이름으로 전세계 「속눈썹 고데(?)」 시장을 평정한 만만치 않은 기업이다.

서 사장은 은성디벨럽먼트 시절인 지난 92년 「수동식 속눈썹 성형구」를 개발해 3000만개를 팔았고 97년에는 수동식의 단점을 보완한 「전자식 속눈썹 성형구」를 또다시 내놔 4000만개를 전세계에 판매하는 등 승승장구해 왔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져 모든 기업들이 긴축경영을 하고 기업부도율이 치솟던 97년말∼98년에도 기업경영에 커다란 어려움없이 자체 사옥을 마련하는 등 경제가 어려울수록 눈에 띄는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기존제품을 결코 본뜬다거나 리모델링하지 않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이 세계 최초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을 뿐더러 해외바이어도 찾아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계 최초 제품을 개발하다가 실패하는 것이 명예롭다고 생각합니다.』

서 사장은 점점 치열해져가는 세계시장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 최초 제품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주변에서는 흔히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인이 좀 더 이성적이고 실리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지나치게 감성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며 시비를 거론할 수 있다. 그러나 서 사장은 8년간 기업을 운영하면서 세계 최초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결코 실패한 적이 없다.

실제 잘 팔리던 전자식 눈썹 성형구의 매출이 지난해부터 급작스럽게 뚝 떨어졌다. 중국업체들이 인기에 편승해 전자식 눈썹 성형구와 똑같이 모방한 저질제품을 유통시키면서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자 해외바이어들이 구매를 외면하기 시작한 것.

그러나 서 사장은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고 이미 98년부터 또 다른 세계 최초 제품을 개발하고 있었다. 비염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고통없이 쉽게 치료하는 비염치료보조기(상품명 코크린)를 개발하고 있었던 것.

결국 2년간의 개발기간을 걸쳐 지난달 중순에 나온 「코크린」은 대박을 터뜨렸다.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가 무섭게 날개돋힌 듯이 팔려나가는 바람에 지인텍은 주문량을 대기에 힘들어졌고 주부들은 사전예약을 해야 하는 물량부족현상이 벌어졌다.

또 독일 홈케어유통업체인 메디사나의 라이너 벤케 CEO는 이 제품의 정보를 입수하자마자 한국을 지난달 중순께 방문, 그 자리에서 3년간 160만개(4000만달러)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받기로 했다.

서 사장은 『피를 뽑지 않고도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혈당을 측정하는 무혈당측정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혀 그의 히트상품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