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파이오니어]6회-조흥은행 이완 부행장

『우리 모두는 디지털 경제라는 신대륙을 향해 이제 갓 항해를 시작한 상황입니다. 중요한 점은 올바른 항로를 택해 과연 남들보다 한발 앞서 고지에 도달할 수 있는가입니다.』

시중 은행권 가운데 인터넷뱅킹 분야에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흥은행 이완 부행장(55·개인고객본부장)은 e비즈니스 시대에 적응하는 것도 냉철한 자기인식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수년간 급격한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닷컴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특히 변신을 서두르고 있는 오프라인 기업들에도 보다 냉정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부행장이 소개하는 사업 전략은 한마디로 e비즈니스와 금융업무의 「유기체적 결합」이다. 그는 『e뱅킹이 기존 은행업무와 동떨어진 별개의 고객서비스일 수는 없다』며 『오프라인 금융기반과 사이버채널을 적절히 결합함으로써 기업의 핵심 역량을 고객들에게 최대한 부각시킨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밝혔다.

조흥은행은 연초 「사이버앤드휴먼뱅크(CHB)」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개인고객본부 내 e금융부를 신설, 가장 발빠른 변신을 시도중이다. 구체적인 실천전략은 e비즈니스 경영환경을 위한 정보 인프라 확충과 고객서비스의 효율성 확보,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한 신시장 개척 등 세가지 축. 이를 위해 조흥은행은 현재 전국 영업점에 인터넷PC를 설치한 것을 비롯, 인터넷 전용 금융상품과 인터넷TV·모바일뱅킹 등 신규 서비스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고객서비스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인터넷뱅킹서비스에 금리우대·홈페이지 지원·세무회계정보 등 다양한 혜택도 부여하고 있다. 최근 한국능률협회로부터 인터넷대상과 eCEO상, 한국커머스넷의 한국전자상거래 대상을 받은 것도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이 부행장이 더욱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역시 e마켓플레이스 등 기업간(B2B) 전자상거래(EC) 환경에 대비한 신시장이다. 그는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매매보호(일명 에스크로)시스템의 경우 EC 외에도 부동산거래 등을 결합해 조흥은행의 신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기대감을 피력했다.

조흥은행의 e비즈니스를 책임지고 있는 사령탑인 만큼 이 부행장에게도 고민이 적지 않다. 『기술적 한계나 금융환경의 장벽도 있지만 가장 큰 애로는 e뱅킹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문제입니다.』 여러 가지 노력을 쏟고는 있지만 아직은 사이버채널이 고객들에게 선뜻 다가서지 못한다는 고백이다.

평소 e비즈니스 전략의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인터넷」이라고 소개한 그는 정보기술(IT) 수단의 생활화를 강조했다. e비즈니스 리더라기엔 결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자우편과 디지털카메라를 즐긴다는 그는 조흥은행의 비전인 「토털 금융서비스기관(메타뱅크)」 실현의 견인차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