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벤처기업들간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금융포털 시장에 최근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권이 대거 가세, 3파전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금융권은 막강한 오프라인을 활용해 정보제공 차원을 넘어 인터넷뱅킹이나 사이버트레이딩 등 실제 온라인 금융거래를 무기로 내세우며, 지금까지의 종합 금융정보 제공이라는 금융포털의 비중을 실제 온라인 금융거래쪽으로 전환하고 있다.
◇ 현황
국민은행의 금융포털 온국민넷(http://www.onkookmin.net)은 기존 인터넷뱅킹을 포함, 증권·카드·부동산·제테크 등 종합 금융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타 금융기관과 제휴를 통해 사이버트레이딩, 보험가입 등을 포함 온라인 금융거래를 대거 늘린다는 방침이다.
SK증권 역시 50억∼60억원 규모의 대형 금융포털을 비밀리에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의 금융포털은 다음달중 오픈 예정으로 현재 6개 인터넷 솔루션 업체가 모여 사이트 구축작업이 한창이다. SK증권은 사이버트레이딩을 기반으로 부가 금융정보를 대거 늘릴 계획이며, 뱅킹을 비롯한 온라인 금융거래를 확대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빛은행(http://www.hanvitbank.co.kr), 주택은행(http://www.hncbworld.com), 신한은행(http://www.shinhanbank.com) 등 은행들과 대우증권의 베스트이지(http://www.bestez.com), 리젠트증권의 아이리젠트(http://www.iregent.com) 등 증권사들과 함께 온라인뱅킹, 사이버트레이딩, 사이버대출 등의 온라인 금융거래 인프라를 기반으로 부동산·보험·재테크 등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영역을 넓히며 금융포털의 선두자리를 넘보고 있다.
지난 1일 오픈한 증권정보 사이트 「에프앤가이드(http://www.fnguide.com)」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e삼성의 금융포털 가치네트(http://www.wealthia.com)도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SK의 파이낸스OK, 한국통신의 리치앤조이와 함께 오프라인 계열 금융사와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금융정보와 온라인 금융거래를 서비스중이다.
이로써 금융포털 시장은 오프라인 증권사와 보험사 등을 거느리고 있는 대기업과 인터넷뱅킹·사이버증권거래 서비스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금융권, 계열사나 오프라인 금융권과 이해관계 없이 중립적인 기존 온라인 기반의 금융포털 등 서로 다른 기반의 세 업체군이 각각 보유한 이점을 내세우며 본격적으로 서비스 경쟁을 시작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 배경
금융권이 인터넷 금융포털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두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시장의 풍부한 잠재성이다. 263만명에 달하는 인터넷뱅킹 이용자수(한국은행 9월자료)와 60.6%의 사이버 주식거래 비중(한국증권업협회 9월자료) 등 국내의 온라인 금융 서비스 이용률이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선진국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곧 온라인을 통해 실제 거래되는 현금이 오프라인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과 금융권의 금유포털 시장 대거 가세는 곧 다가올 온라인 금융시대를 미리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둘째, 앞으로 다가올 전자상거래를 위한 인프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금융정보 제공 수준이었던 금융포털은 모든 온라인 현금거래가 가능한 일대일 개인 원스톱 재무관리체재로 전환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등 여러 금융사를 거처 접속과 인증을 받아야 가능한 온라인 금융거래를 한 사이트를 통해 원스톱으로 가능하게 함으로써, 기업대소비자간(B2C) 전자상거래뿐만 아니라 기업간(B2B) 전자상거래까지 영역을 넓히기 위한 준비단계로 풀이된다.
◇ 전망
기존 인터넷 금융포털 업체들은 아직까지 서비스가 증권정보에 한정된 실정이다. 사세규모가 협소하고 오프라인 기반이 없다는 단점으로 경쟁에서 내몰릴 소지가 다분해 제휴 등을 통한 서비스 확장과 특화된 서비스로의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터넷 증권포털 업체 팍스넷의 박창기 사장은 『기존 인터넷 금융포털은 오프라인 기반이 약해 현재 정보제공 수준이지만 대기업이나 오프라인 금융권과 어떠한 이해관계도 얽혀있지 않아 폭넓은 제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히고, 『팍스넷의 경우 차별화되고 깊이있는 증권정보 제공으로 틈새를 노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터넷 업체들이 단순 금융정보 제공으로 대기업 금융권과 승부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차별화된 정보의 유료화를 통해 일단 수익기반을 다지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기업이나 금융권은 『금융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안성과 고객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인데 인터넷 업체들은 이점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공통적으로 금융포털의 새 국면이 시장경쟁을 더욱 혼잡하게 할 전망이지만, B2C·B2B를 포함한 온라인 금융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전조로 그 의미가 크다는 의견이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