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통신장비시장 뚫어라, ADSL서비스 계기로 국내업계 수출 총력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이 일본 비대칭가입자회선(ADSL)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그동안 일본은 독자적인 통신 표준을 고집,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의 수출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으나 이번 ADSL서비스 전면 도입에 따라 국산 통신장비가 일본에 수출되는 일대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기사 5면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전자·LG전자·텔레드림 등 국내 ADSL 장비업체들은 최근 일본 규격에 맞춘 ADSL 장비를 개발한 데 이어 현지 업체들과 활발히 접촉하는 등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본은 그동안 종합정보통신망(ISDN) 중심의 인터넷 서비스가 보편화했으나 최근 일본 최대 통신사업자인 NTT가 ADSL 서비스 도입을 천명하고 정부에서도 FTTH 방식을 고집하던 방침에서 선회, 내년 최소 100만회선 이상의 ADSL 가입자 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ADSL 규격은 국내와 달리 1000만명에 달하는 ISDN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애넥스(Annex) C」 타입의 표준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전자(대표 박종섭)는 이달 말까지 일본 규격에 따른 ADSL사업자 장비 및 모뎀을 개발하고 이르면 올해 말부터 일본에 장비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몇달 전부터 일본 현지업체들로부터 ADSL 장비 개발에 대한 요청을 받아왔으며 현재 1, 2개 업체를 현지 협력업체로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일본 수출과 관련, 현재 독자적인 영업과 현지협력업체를 통한 영업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독자적으로는 NTT와 같은 기간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며 지역 ISP 등 소규모 인터넷사업자는 현지협력업체가 영업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최근 일본 시장을 겨냥한 ADSL사업자 장비인 DSLAM과 ADSL 모뎀 개발을 마치고 일본 현지 업체들과 활발히 접촉중이다. 이 회사는 NTT보다는 경쟁사업자 중심으로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한 임원은 『내년 ADSL 장비에서 10만회선, 대칭형디지털가입자회선(SDSL) 장비 5만회선을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 1·4분기에는 수출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ADSL 모뎀 개발업체인 텔레드림(대표 홍창표)도 국내 중소단말기 업체로는 처음으로 「애넥스 C」 타입의 ADSL 모뎀을 개발하고 현지업체 및 국내 장비업체들과 접촉중이다.

이 회사는 일본 수출이 조기에 성사될 수 있도록 NTT의 ADSL 사업자 장비 공급업체로 유력시되는 노텔 등과 호환성 테스트에도 착수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일본 전화선의 규격이 너무 다양한 데다 일본 정부에서도 FTTH 방식의 초고속 인터넷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점을 들어 일본 내 ADSL 장비 수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 당분간 일본 시장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