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올해 3·4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반도체 재료업체들의 실적은 소폭 개선돼 대조를 이뤘다.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3·4분기중에 생산라인 증설을 유보한데다 반도체산업의 계절적인 수요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된 반면 재료업체들은 반도체경기 정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상반기 대규모 증설에 따른 반도체생산량 증가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화증권은 6일 반도체장비 및 재료업체들의 실적을 발표하고 『상반기 반도체산업의 호황과 삼성전자 등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움직임이 장비업체와 재료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달랐다』며 『장비업체에 비해 재료업체가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반도체재료업체는 3·4분기에 매출이 전분기보다 소폭 늘어난 가운데 엠케이전자와 유원컴텍은 2·4분기에 비해 경상이익이 각각 61.3%, 26.7% 늘어난 31억원과 15억원을 기록, 안정적인 성장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비업체들은 아토가 2·4분기 대비 57% 감소한 8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코삼(-49.2%)과 삼우이엠씨(-50.9%) 등도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또 코삼의 경우 전분기 대비 경상이익이 67% 감소한 6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장비업체들의 실적부진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3·4분기는 전통적인 반도체 산업의 계절적 공백기로 실적 둔화가 어느정도 예상됐다. 삼성전자가 10월부터 신규라인(11라인)에 대한 설비투자에 들어감으로써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4·4분기 실적은 다시 호전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애널리스트는 『이들 업체의 연간실적은 연초 온통 장밋빛 일색에서 나온 추정치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여 반도체 현물가의 약세와 경기둔화 등이 이들 업체의 영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화증권 유승진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재료업체와 장비업체들의 실적은 삼성전자의 설비투자와 생산량에 따라 크게 흔들리고 있어서 다양한 매출처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3·4분기 재료업체와 장비업체의 실적차이도 삼성전자의 생산라인 투자시기에 따른 것으로 어느 분야가 더 성장성이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LCD백라이트유닛 생산업체들은 업체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우영은 전분기 대비 매출과 경상이익이 각각 16.3%, 60% 증가한 반면 태산엘시디의 매출과 경상이익은 각각 3.4%, 10%씩 감소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