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최신 운용체계(OS)인 「윈도미」 패키지의 판매 부진으로 윈도미를 판매하고 있는 일선 유통점들이 재고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총판을 상대로 한 유통점들의 반품이 이달 중순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정용시장을 타깃으로 지난 9월 15일 시판된 윈도미 패키지는 10월 중순까지 총판인 소프트뱅크코리아, 인성디지탈, 다우데이타시스템 등을 통해 15만개 정도가 시장에 풀렸으나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부진해 이들 가운데 40% 정도만 일선 유통점에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선 소프트웨어 유통가에는 현재 상당량의 재고가 쌓여있는데 유통점들은 시황을 지켜본 뒤 11월 중순 이후 MS총판 측에 반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
졌다.
윈도미의 실제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이 제품이 출시 초기부터 ADSL 등 초고속통신망 활용 문제, 일부 소프트웨어 구동 불능 문제 등 제품 자체 결함으로 보기 어려운 다양한 소비자 클레임이 제기됐음에도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코리아 등 총판들이 대도시에서 로드쇼를 진행하고 독립매장을 마련하는 등 출시 초기 판매 분위기는 조성했으나 사후 기술적 문제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던 점도 실판매 부진의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총판 3사가 (주)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구매한 윈도미 패키지 총 물량은 소프트뱅크코리아 10만개, 인성디지탈 3만개, 다우데이타시스템 2만개 등 총 15만개로 총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유통점 관계자들은 전체 출하물량 가운데 30∼50% 정도만이 판매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 소프트뱅크코리아측은 『현재 출하물량 가운데 60% 이상이 실제 판매된 것으로 자체 집계되고 있고 재고에 대한 회수 계획도 없다』며 『다른 총판의 경우 특정채널에 집중적으로 물량을 공급하지만 소프트뱅크는 유통점별로 최대한 쪼개서 공급하기 때문에 유통점별 재고부담도 적다』고 주장했다.
한편 (주)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미를 앞세워 국내 가정용 소프트웨어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자사 판매채널 특성상 업그레이드 제품에는 OEM(대기업PC 기본탑재)가격을 적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뱅크코리아를 통해 삼보컴퓨터에 OEM이란 명목으로 윈도미 가정용 업그레이드버전의 정가인 4만9500원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했던 것으로 알려져 유통점들의 반발을 사왔다.
또 윈도98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는 내년 1월까지 업그레이드 제품을 4만9500원, 윈도가 없는 소비자에게는 25만원에 제공하고 있으며 윈도95 사용자나 내년 1월 이후 윈도98에서 업그레이드하는 사용자에게는 13만원에 판매하는 등 복잡한 가격 정책을 펴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