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포럼 2000>지능형 네트워크장비로 인터넷 유저 마음 훔쳐라

인터넷 콘텐츠를 빨리, 보다 효율적으로, 음성전화처럼 품질을 유지한다는 것은 인터넷 인프라 산업의 영원한 주제이자 숙제다.

10초 룰이라는 것이 있다. TV쇼 프로그램에서 10초에 한번씩 시청자의 주목을 끌지 못하면 그 시청자는 십중팔구 채널을 바꾸게 된다. 인터넷에서도 10초 룰은 마찬가지다.

이전처럼 56Kbps의 다이얼업 모뎀을 이용할 때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1Mbps 이상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가 활성화된 현재 10초간 화면이 뜨지 않게 되면 그 시간에 대부분의 인터넷 유저들은 이 사이트를 떠나게 된다.

이 숙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올초만 해도 대부분의 인터넷기업들이 서버수를 늘리거나 외부 인터넷 연결망의 용량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대처했다. 이러한 외부 서비스 문제와 함께 대두된 것은 내부 네트워크의 병목현상. 기업내 인터넷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정작 회사에 필요한 전사적자원관리(ERP)나 고객관계관리(CRM) 등은 뒷전으로 밀리기가 일쑤다. 이 문제 역시 사내 네트워크의 백본장비를 비싼 고가장비로 교체하고 외부 인터넷망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개선했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 회선비용도 만만치 않고 백본장비 교체도 적지 않은 비용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기업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 지능화된 네트워크 구축 및 서비스,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네트워크 장비다.

가장 먼저 이슈로 부상한 것은 웹스위치로 불리는 레이어 4∼7 스위치다. 웹스위치는 특정한 서버나 방화벽 등에 몰리는 부하를 골고루 분산시키는 방법을 이용, 통신망 용량이나 서버를 확충하지 않고도 속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어 최근 각광받고 있는 네트워크 장비다. 주로 노텔에 인수된 알테온, 시스코에 인수된 애로포인트, F5네트웍스, 톱레이어 등 해외 다국적 기업들이 연 3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웹스위치시장을 주도해 왔으나 다산인터네트가 국내업체로는 처음 국산화에 성공, 시장진입에 성공했다.

웹스위치는 또한 최근 핫이슈로 부상한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의 핵심장비다. CDN은 ISP의 네트워크 하단에 여러대의 캐시서버를 설치, 콘텐츠제공업체(CP)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이 캐시서버에 미리 옮겨놓고 요구 발생시 그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바로 전달해 준다. 즉 콘텐츠를 사용자 가까이에 미리 옮겨놓고 사용자가 이용하는 망에 위치한 서버에 연결시킴으로써, 여러 ISP망을 거치면서 발생하는 지연 등의 문제점을 개선했다. 이같은 CDN서비스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전송속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화된 네트워크 서비스의 전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미 시스코·노텔 등은 솔루션사업을 시작했으며 엔피아·씨디네트웍스·웹데이터뱅크 등은 CDN서비스를 개시, 인터넷기업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고 있다.

내부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품질보증(QoS) 장비도 각광을 받고 있다. 품질보증 장비는 여러 종류의 장비가 해왔던 네트워크상의 품질관리를 하나의 장비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기능을 통합, 관리의 효율성을 높인 새로운 개념의 네트워크 장비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주어진 대역폭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회선증설이나 고가의 장비를 구매하지 않고도 효율적인 네트워크 구성이 가능해진다. 인텔·시타라네트웍스·톱레이어 등이 이같은 품질보증 장비를 선보여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업내 네트워크관리와 회선관리를 맡아 대행하는 운영관리서비스사업(MSP)도 기업의 비용절감 및 효율증대 노력에 맞물려 활성화될 전망이다. 특히 네트워크관리분야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돼 어느 아웃소싱분야라도 전망이 밝다.

8회를 맞고 있는 이번 네트워크 포럼에서는 네트워크의 효율화·지능화 추세를 한 눈에 느낄 수 있는 장으로 마련됐다. CDN을 비롯해 MSP, 웹스위치, QoS, 네트워크 서비스 레벨관리 등 효율적인 네트워크 구축 및 이용에 대한 내용으로 짜여져 있다. 또 네트워크 포럼의 단골 주제인 음성데이터통합(VoIP)에 대한 세션도 마련됐다. 같은 장소에서 마련된 전시회에서는 포럼과 연계된 다양한 장비들이 시연될 예정이다.

굴뚝산업에서 강조돼온 비용절감, 이제 인터넷기업에서도 더이상 논외의 주제가 아님을 이 행사에서 느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