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보안성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인증처리절차 등의 문제로 외면당해 왔던 인터넷 전자결제프로토콜 「SET(Secure Electronic Transaction)」이 다시 시장진입을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처리속도 등 제반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서비스가 선보인 것은 물론 비자·마스터 등 세계적인 신용카드 브랜드도 SET 확산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지불게이트웨이(PG) 전문업체인 한국사이버페이먼트(KCP·대표 이성용)는 최근 성능이 개선된 SET솔루션을 자체 개발하고 이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이 회사가 개발한 SET서비스는 종전 클라이언트 기반구조를 서버 기반구조로 전환, 전자지갑 다운로드 및 인증취득 처리과정을 2∼3초내로 단축시킨 솔루션이다.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EC) 이용자는 총 13단계에 이르는 SET인증절차를 일일이 거치지 않고도 전자인증서의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신속하게 결제처리를 받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KCP는 새로운 SET솔루션 출시에 맞춰 최근 컴팩코리아 쇼핑몰과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부터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이성용 사장은 『그동안 SET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처리속도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면서 『강력한 보안성과 성능을 동시에 구현함으로써 앞으로 서비스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웹브라우저상의 보안프로토콜인 「SSL」방식이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인증기능이 취약해 부정매출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비자·마스터 등 신용카드 브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 신용카드 부정매출이 미국내에서만 총 15억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했던 양대 신용카드 브랜드도 최근 SET 보급에 다시 팔을 걷고 나서는 움직임이다. 비자는 최근 아시아태평양지역회의를 갖고 일단 과도적인 형태로 「3D SET/SSL」을 동시 도입하기로 하는 한편, 기존 SSL방식의 매출에 대해서는 책임·수수료를 차별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마스터카드도 이같은 방안에 합의하고 오는 2002년부터는 SET를 본격 보급할 계획이다. 마스타카드코리아 윤경원 상무는 『SET를 통한 거래가 아닌 경우 사고발생에 따른 책임을 은행이 지는 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중』이라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5개 국내 신용카드사와 이같은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