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무한 합병, 어떻게 되나

메디슨(회장 이민화)의 자금압박으로 인수합병(M &A)시장에 매물로 나온 후 최근 웰컴기술금융(대표 채운섭)으로 주인이 바뀐 무한기술투자(대표 김종민·이인규)가 실무합병이 추진되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본지 10월 31일자 참조

특히 웰컴기술이 당초 예상과 달리 흡수합병쪽이 아니라 스스로 무한기술측이 피흡수될 것이라고 공식 선언하고 나선데다 합병초기부터 이인규 사장을 비롯한 무한기술측의 일부 임원들이 합병에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 피합병의 속뜻=일단 무한기술투자가 국내 정상급 벤처캐피털로 브랜드 이미지가 높고 투자 포트폴리오가 뛰어나 합병효과 제고차원에서 「피합병」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종의 실리를 쫓은 셈. 이에 따라 합병회사의 상호는 「무한기술투자」가 그대로 사용될 전망이다. 이는 또 합병회사에 대한 자본금 규모와 주가관리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웰컴은 이캐피탈과 무한을 잇따라 인수하며 외견상 자본금 규모가 887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주가가 높은 무한에 피합병될 경우 자본금은 430억원으로 줄어든다.

◇ 합병 전망=웰컴기술과 무한기술의 화학적 합병은 내년 5월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 그러나 이캐피탈(6개월 소요)과 달리 무한은 코스닥등록기업인데다 일부주주와 경영진이 반발, 완전합병까지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높다. 업계에서는 지분매각 과정에서부터 소외된 현 경영진이 어떤 식으로든 제동을 걸 경우 주주총회 등 합병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무한 경영진의 거취=웰컴측은 일단 무한기술투자를 4년만에 국내 정상급 벤처캐피털로 올려놓은 현 경영진의 노력을 감안, 「가급적이면 힘을 합쳐 함께 간다」는 입장이다. 채운섭 사장은 이와 관련, 『무한의 현 조직과 웰컴의 조직은 같은 창투사라도 성격이 달라 가능하면 같이 간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떠나느냐 남느냐」는 전적으로 이인규 사장과 현 구성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웰컴이 실질적으로는 채운섭-이상영 공동대표 체제이고, 무한 역시 이인규-김종민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에 이인규 사장과 그의 추종세력들이 「잔류」를 택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그러나 대주주였던 이민화 메디슨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 합병회사의 주체=이캐피탈과 무한으로 연결된 웰컴기술의 과감한 M &A 행보와 관련, 관심을 모으는 것은 실질적인 M &A의 「주도세력」이 누구냐는 것이다. 이는 합병 주도세력이 누구냐에 따라 앞으로 자금운용과 투자기업에 대한 지원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 현재로서는 대형 벤처캐피털을 추구하는 채운섭 사장과 웰컴의 대주주인 이태석 코네스 사장, 세계적인 회계컨설팅 법인으로 한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국 KPMG 등이 주도세력으로 거론되고 있다. 채 사장은 이에 대해 『메디슨으로부터 인수한 무한의 지분(250억원어치)은 KPMG 등 앞으로 구성될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6∼7개 업체에 배정될 것』이라며 『투자기업에 도움을 주는 전략적 파트너들로 주주를 쇄신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