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기술의 무분별한 출자에 대한 증시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새롬기술은 7일 별정통신업체 한솔월드폰을 73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다이얼패드의 증자에 3000만달러(330억원)를 출자한다고 밝혀 한동안 뜸했던 새롬기술의 타법인 출자가 다시 본격화됐다.
최근 출자 건을 포함한 새롬기술의 타법인 출자금액은 모두 1150억원에 이른다. 이는 코스닥 공모와 증자를 통해 확보한 3500억원의 자금중 3분의 1을 불과 1년간 모두 써버린 셈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이자수입으로 그동안 사업을 영위했던 새롬기술이 타법인 출자로 현금흐름이 묶인데다 다이얼패드 등 새롬기술의 주력사업이 향후 2∼3년간 수익을 창출하기는 어려워 새롬기술의 경영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새롬기술의 지분출자 회사는 대부분 다이얼패드와 관련된 회사로 투자원금 회수에 상당한 기간이 걸리는 사업이다. 또 현재 진행중인 사업에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새롬기술의 현금보유고는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다이얼패드 사업이 향후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미디어 메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9월 다이얼패드 방문자수는 147만명으로 파이오니아닷컴의 157만명에 뒤졌으며 다른 경쟁업체 넷2폰에 비해 소폭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지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는 다이얼패드의 시장입지가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며 앞으로도 이같은 상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롬기술은 또 인터넷 무료전화 사업에서도 수익모델을 찾지 못한채 금융사업 100억원을 출자, 본업과 무관한 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새롬벤처스도 경기침체로 당분간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와 같은 경영패턴이 유지된다면 새롬기술의 현금은 2년 후면 바닥이 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증권가의 전망은 지난 3·4분기 새롬기술의 사업실적에서 잘 드러난다. 최근 경기위축으로 인터넷 광고시장이 줄어들면서 새롬기술의 3·4분기 광고수입은 2·4분기 12억원에서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또 그동안 흑자를 냈던 경상이익도 다이얼패드와 새롬넷에 대한 시설투자비 증가로 적자로 돌아섰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새롬기술의 타법인 출자가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 투자자 및 금융 감시기관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