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기술, 투자행태에 엇갈린 시각

새롬기술의 투자 행태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새롬기술은 7일 별정통신업체 한솔월드폰을 73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미국 다이얼패드의 증자에 3000만달러(한화 330억원)를 출자한다고 밝혀 한동안 뜸했던 새롬기술의 타법인 출자가 다시 본격화됐다. 표참조

최근 출자 건을 포함한 새롬기술의 타법인 출자 금액은 모두 1150억원에 이른다. 이는 코스닥 공모와 증자를 통해 확보한 3700억원의 자금중 3분의 1 정도를 지난 1년간 모두 써버린 셈이다.

새롬기술은 지난달 31일 『미국의 현지법인인 다이얼패드가 5000만달러의 증자에 성공했다』며 『다이얼패드의 성공적인 증자는 다이얼패드 서비스에 대한 위력을 세계시장에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증자금의 60%인 3000만달러는 새롬기술이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롬기술을 담당하는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수익모델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이얼패드에 추가 투자한 새롬기술의 출자는 계열사에 대한 자금지원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새롬기술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롬기술이 이번에 인수한 한솔월드폰은 국제전화서비스 전문 별정통신사업자로 지난 98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롬기술이 적자로 고전하고 있는 한솔월드폰을 싼 가격에 인수한 것』이며 『사업시너지 효과를 높이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새롬기술은 또 지난 2월 인터넷 사업과 무관한 새롬벤처스(창투업)에 무려 100억원을 출자해 본업보다는 주식투자를 통한 평가익에 골몰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새롬기술의 투자행태에 대해 『새롬기술이 지금처럼 회수기간이 긴 출자에 자금을 쏟아부을 경우 자금유동성 악화에 부딪칠 수 있다』며 『변변한 수익모델 하나없이 금융이자로 연명하고 있는 새롬기술의 잇따른 타법인 출자 등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벤처업계 일각에선 『새롬기술의 이러한 타법인 출자 등은 벤처비즈니스의 특성으로 봐야할 것』이라며 『지금 벤처업계는 오히려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활력을 찾는 분위기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롬기술 한 관계자는 『한솔월드폰 인수는 기업간 국제전화 서비스를 유료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타법인 출자 등이 장기적으로 수익모델을 찾기 위한 투자이며 자칫 문어발식 사업확장 등으로 잘못 인식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