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콘텐츠의 제작에 따른 저작권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일본에서 제작되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정보를 부여하는 표준화 작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NTT, 히타치, 마쓰시타, 샤프 등 72개 기관이 멤버로 참가해 결성된 cIDf(Content ID Forum)의 의장인 야스다 히로시 교수는 일본내 멀티미디어 콘텐츠표준화 작업활동을 이같이 설명한다. cIDF는 내년 7월 완성되는 IMT2000 및 전자상거래용 영상기술인 MPEG7 이후의 표준으로 등장한 MPEG21에 일본내 연구성과를 적극 반영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는 민간 포럼이다.
영상서비스 표준화기구(DAVIC) 의장과 ISO/IEC 산하 오디오·비디오 및 멀티미디어 부호화 표준위원회(JTC1/SC29) 위원장을 역임한 야스다 교수는 JTC1/SC29 위원장 재임시 MPEG2 표준을 완성한 공로로 제50회 에미상 특별상을 수상할 정도로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멀티미디어 분야 연구에 집중해 온 이유에 대해 『미래 정보화 시대에는 콘
텐츠가 통신의 중심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90년대 시작한 인터넷도 기본적으로 이용료가 없고 수익모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2000년을 기점으로 일본에서도 데이터통신량이 음성통신량을 넘어서고 있는 게 그 단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콘텐츠의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란 게 그가 말하는 멀티미디어 사회의 미래모습이다.
야스다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면 왜 그가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집중하는지 명확해진다.
이러한 배경에서 멀티미디어를 연구하는 야스다 교수는 미래의 통신에서 콘텐츠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데 필요한 기술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기반의 콘텐츠 개발에 대한 장애는 거의 없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반도체 기술, 컴퓨터 기술 등 기반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초고속 네트워크도 갈수록 확장되고 있고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기술개발 환경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좋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개발상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특별한 어려움이 있다기보다는 어떻게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연구 개발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가의 문제일 뿐』이라는 그의 말에서도 이를 잘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향후 수년내 그의 연구가 실현되면 다양한 도구를 선택해 누구나 손쉽게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으며, 완벽한 저작권 보호를 받으면서 용이하게 대중에게 배포할 수 있게 된다고 기술발전의 장밋빛 미래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야스다 교수는 나날이 발전해 가는 정보사회가 과거 특정 집단만이 할 수 있었던 일을 누구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 주는 이면에 숨은 부작용에 대해서도 심각한 어조로 지적했다.
야스다 교수는 그 부작용에 대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푹 빠져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기보다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이미 컴퓨터게임에서 뛰어난 그래픽의 게임세계와 현실세계를 혼동하는 경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일본에서는 사람이 게임에서와 같이 재시동하면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착각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소개한 그는 『기술적인 발전에 따른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늘 새로운 규범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신재명기자 jmshin@etnews.co.kr 박준 ETRI 교환전송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 junpark@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