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서 가장 빠른 컴퓨터는?

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를 만드는가. 모든 세계 유력 슈퍼컴퓨터 업체들은 각자 자사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를 제작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ASCI가 내려주고 있다.

ASCI는 미국 에너지부(DOE)가 지하핵실험을 컴퓨터상에서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있는 세계 최대 슈퍼컴퓨터 단지다.

이곳에는 현재 레드·블루퍼시픽·블루마운틴·화이트 등 총 4개의 시스템이 설치 운용중인데, 이들 4개 시스템 모두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1위부터 4위까지를 차지하고 있다. ASCI는 미국 에너지부에서 지하핵실험을 비롯한 각종 연구개발을 위해 대규모 슈퍼컴퓨터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스스로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를 만든다는 자부심을 보여주는 상징물로 통하고 있다.

여기에 설치된 4대의 슈퍼컴퓨터중 IBM의 슈퍼컴퓨터 「SP」, 일명 「ASCI-화이트」는 4.338테라플롭스의 성능을 자랑,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등록돼 있으며 인텔의 슈퍼컴퓨터인 「ASCI-레드」는 2.379테라플롭스의 처리능력을 보유,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그리고 IBM의 「ASCI-블루퍼시픽」이 3위, SGI의 「SCI-블루마운틴」이 4위에 올라 있다. 이들 4대의 슈퍼컴퓨터 총연산능력(11.069테라플롭스)은 전세계 상위 500대 슈퍼컴퓨터의 총연산능력인 87.907테라플롭스의 12.9%에 이를만큼 강력한 성능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여기서 더 나아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를 만들겠

다는 야심찬 계획아래 차세대 제품인 「ASCI-Q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ASCI-Q는 ASCI-화이트보다 무려 7배나 빠른 30테라플롭스급의 슈퍼컴퓨터로 구축될 계획이며 나아가 오는 2004년까지는 무려 현재보다 23배나 빠른 100테라플롭스급의 슈퍼컴퓨터로 만든다는 게 미국의 구상이다. 슈퍼컴퓨터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이 원대한 구상에는 최근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컴팩

컴퓨터가 그 역학을 자임하고 나섰다.

컴팩컴퓨터는 「ASCI-Q」용으로 1만2000개의 컴팩알파 CPU를 탑재한 375대의 슈퍼컴퓨터(알파SC시리즈)와 600테라바이트 가량의 컴팩 저장장치 및 6000개가 넘는 광케이블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로써 컴팩컴퓨터는 명실상부한 세계 4강에 해당하는 슈퍼컴퓨터 공급업체 반열에 들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