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필터 시장에서 쌓은 신뢰와 명성을 정수기 완제품 시장에서도 펼쳐보이겠습니다.』
중공사막식 삼투막(멤브레인) 필터 제조업체로 최근 정수기 완제품 사업에 뛰어든 퓨어테크(http : //www.puretech.co.kr)의 장재영 사장(38)은 이 사업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필터를 제조하는 업체가 직접 정수기를 만드는 경우는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전무후무하기 때문이다.
정수기 사업을 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장 사장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다. 가정용 정수기 및 산업용 정수장비에서 핵심필터로 사용되는 중공사막식 삼투막 필터를 제조하는 업체는 국내에 코오롱과 효성 및 퓨어테크가 유일하기 때문.
『코오롱과 효성도 필터와 가정용 정수기를 함께 제조하고 있지만 자사 필터를 자사 브랜드 제품에만 주로 사용하고 있어 실제로 시중에서 정수기 업체들이 사용하는 중공사막식 필터는 퓨어테크 제품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한양대 공업화학과 부속 연구소 출신으로 선후배 10여명이 모두 필터와 정수기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어 이 업계에선 하나의 학파를 형성하고 있을 정도다. 웅진코웨이·효성·코오롱 등 국내 필터 기술의 일인자를 자처하는 업체들에 한양대 인맥이 포진해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장 사장이 필터 사업에서 쌓은 기술력과 명성에 만족하지 못하고 정수기 사업에 직접 뛰어든 데는 적잖은 고민이 있었다.
『시중에 필터를 공급하는 업체가 몇 안되고 정수기 업체는 100여 곳이 되다 보니 공급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공급이 부족하면 당연히 가격이 올라가야 하는 데도 국내 정수기 시장은 오히려 정수기 업체들의 입김이 거세 필터 가격이 제조단가에도 못미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지요. 품질미달의 필터를 달아놓고 정수기라고 파는 업체들도 수두룩합니다. 이제 제대로 된 필터를 넣은 제품으로 제대
로 된 정수기 사업을 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장 사장은 지난달에 기술혁신으로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 1일 열린 신기술대전에서는 중수도용 UF필터 기술로 신기술실용화부문에서 대통령상을 받는 등 상복도 많다. 그는 앞으로 필터 분야에서 그동안 쌓아온 기술을 집적해 미국 최고의 카본필터업체 옴니퓨어의 기술을 능가하는 고품격 필터 「슈퍼파인(SuperFine)」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 이름대로 퓨어(pure)한 세상을 꿈꾸는 그에겐 정수기 사업이 참 잘 어울린다.
<글=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